◆어렸을 때 배앓이를 하면 어머니는 나를 뉘어놓고 가락에 맞춰 ‘엄마 손은 약손’을 반복하며 손으로 내 배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러면 배앓이가 없어지곤 했다. 지금도 가끔 배가 아플 때 배를 쓰다듬곤 한다.
언젠가 아는 사람이라곤 전혀 없는 타지에서 약 한 달을 지냈는데, 어느날 샤워를 마치고 나오다 갑자기 허리 근육이 잘못되어 그 자리에서 폭 쓰러졌다. 간신히 침대로 기어가 한참 쉰 다음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물리치료사는 정성을 다해 허리 마사지를 해주었다. 다음날 허리는 한결 나아졌다. 사람의 손은 이렇게 대단하다.
나는 집이나 상점 축복식을 할 때 주로 오늘 복음을 읽는다. 특별히 손으로 무엇을 하는 가게를 축복할 때 이 말씀은 주인에게 큰 위로를 준다. 그런데 사람 손으로 무엇을 하지 않는 상점이 어디 있겠는가? 어떤 이는 손으로 사람을 안내도 하고, 어떤 이는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음식 맛은 손맛이라고들 한다. 또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말도 있는데, 음식을 만드는 손은 분명 하느님의 축복이다.
모든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도덕을 지킨다면 이는 분명히 하느님이 당신의 손으로 마귀를 쫓아내듯 우리도 손으로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된다. 모든 사람이 다 손으로 올바른 일을 하게 된다면 이것 역시 하느님의 위대함에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과 우리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다.
김정대 신부(예수회·인천 `삶이 보이는 창`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