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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족 기도에 내려주시는 치유의 은총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3 조회수770 추천수7 반대(0) 신고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가족 기도에 내려주시는 치유의 은총

 

 

다섯 살 배기 조카딸 아이는 내 딸아이, 또 한 사촌언니와 셋이서 서로 뒤엉켜 거실 한쪽에 앉아 있다. 그 아이가 언니들을 올려다보며 미소 짓는 표정을 보니 안락한 느낌에 무척 기분이 좋아 보인다.

 

아이는 그순간 무엇엔가 돌똘히 집중하고 있었다. 아이들 셋 모두 손에 묵주를 쥐고 기도를 바치고 있었던 것이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아이들은 되풀이하면서 암송을 했다.

 

거실 건너편에는 아버지께서 내 여동생과 동생의 어린 딸과 함께 고요히 앉아 계신다. 눈을 감고 기도하시는 중이다. 조카애가 몸을 뒤척인다. 내 옆에는 10대가 다 된 내 아들과 조카아이가 소파에 앉아서 같이 정성스럽게 기도문을 외고 있다.

 

탁탁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벽난로 양 옆의 안락의자에는 그보다 어린 조카아이들이 부모품에 매달리듯 안겨 있고, 그중 한 아이는 엄지손가락을 입에 넣고 빨고 있다. 남편과 어머니, 두 올케, 제부도 소리를 맞춰 기도문을 읊조리고 있다.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기도로의 초대

 

묵주기도의 평화로운 리듬이 분주했던 일상을 차분히 가라앉혀 줄 때, 나는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선물로 주신 예수님께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렸다.

 

세 살부터 일흔두 살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진 우리 가족 열 여덟 명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성모님께 우리 자신과 기도가 필요한 다른 이들을 위해서 평화를 비는 묵주기도를 바친다.

 

매달 첫째 수요일 저녁에 가족들의 집을 차례로 돌아가며 모이는 것이다.

 

우리 가족의 이런 전통은 1990년 우리 부부가 메주고리예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직후에 생겨났다. 우리는 기도, 특히 묵주기도를 자주 바치라는성모님의 요청에 감흥을 받아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에서 매일 묵주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같이 기도를 바치자고 다른 가족들을 초대하자 모두들 좋다고 동의하였다. 우리의 공동기도는 이제 1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가족 모두를 한마로 결속시키고 삶의 길을 인도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우리 가족도 다른 가족과 마찬가지로 성인과는 거리가 멀다. 수시로 잘못을 저지르고 좌절과 싸운다. 또한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지고 신앙의 길을 걸어가면서 우리가 얼마나 축복을 받았는지 계산해 보려 한다.

 

우리는 늘 바빠서 때로는 일상적인 일들을 핑계로 모임에 빠지려는 유혹을 받기도한다. 어떤 때는 기분이 안 좋다든가 아프다든가 해서 기도할 마음이 나지 않기도 한다.

 

날씨가 너무 나쁠 때는 과연 모이는 집까지 시내를 가로질러 차를 몰고 가야 하는지 망설여지기도 한다. 때로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우리는 정기적으로 바치는 우리의 기도가 신앙을 지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모든 유혹을 떨쳐버리고 버텨낼 수 있었다.

 

우리의 신앙은 기도를 통해서 생명을 얻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기도가 하느님을 이 세상에 계시도록 만든다." 고 말씀하셨다.

 

성실하신 하느님

 

나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예수님께 감사드린다. 3년 전에 신장암 진단을 받으신 아버지는 지금 평화로운 모습이시다. 말기에 이른 지금까지 의사의 예상이 무색하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 가족은 기도의 힘을 실감하면서, 치유의 기적을 바라는 한편으로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위해 매일같이 빠짐없이 기도를 드리고 있다.

 

내 올케도 아버지 곁에 앉아서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유방암에 걸렸던 그녀는 대수술을 받았고 화학요법과 후속치료가지 힘든 과정을 모두 거쳤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고 느끼면서 앞날에 밝은 희망을 품고 있다.

 

그 옆에 있는 그녀의 남편이자 내 남동생 역시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이다. 그는 사람을 쇠약하게 만드는 병인 만성피로증후군 때문에 거의 4년간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는데, 그 병을 극복한 지금은 신념에 차서 우리 기도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말씀지기의 내안의 말씀/캐티 크루즈> 에서

 

 

*캐티 크루즈와 그 가족들은 미네소타주 블루밍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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