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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5일 야곱의 우물 - 마르 10,17-30 묵상 / 소유하지 않고 나누는 삶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5 조회수783 추천수0 반대(0) 신고

소유하지 않고 나누는 삶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마르 10,17­-30)

◆삶은 소유가 아니라 ‘있음’이다. 삶에서 성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삶이란 이런 관계 안에서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나누는 것이다.
언젠가 문화관광부 주관의 해외 선교사 한국문화기행에 참석한 적이 있다. 선교사들은 해외에 한국문화를 전하는 민간외교의 중요한 역할을 하곤 한다. 이런 선교사들에게 정부가 사례를 하는 자리였는데, 나는 미사 집전을 위해 그들과 3박 4일 일정을 함께했다.

 

종교인들의 모임이라 그런지 저녁시간에는 자연스럽게 선교 체험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리스도를 믿는 여러 종파의 선교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수녀님들은 늘 소극적이다. 반면에 타교파 선교사들은 자신감에 차 있으며 마치 무용담을 늘어놓듯이 자신이 어떤 악조건에서 어떻게 새로운 신자를 발굴했는지 말했고 심지어 무슬림 문화권에 가서 그리스도교 문화의 우월함을 역설했다고 한다.

 

그리고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내가 듣기엔 유치찬란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수녀님들은 자신의 부족함과 약함 그리고 철저한 실패의 체험을 이야기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많이 성숙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는 편안하게 그들과 함께 살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예수께서는 인간 세계에 선교를 나와 30여년간 이런 과정을 겪으셨다. 하느님이 인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편안한 사람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그들과 그냥 삶을 나누면 된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영웅담을 만들어 가는 삶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평화롭게 함께 사는 모습이다.

김정대 신부(예수회·인천 `삶이 보이는 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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