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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가 요구받은 것은 새로운 관계였습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5 조회수654 추천수6 반대(0) 신고

 

<그가 요구받은 것은 새로운 관계였습니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마르 10,17-31)


  오늘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하는 어떤 사람에게 하늘나라의 보물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을 보여 주십니다. 그 길은 자기가 가진 것을 팔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러고 나서 예수님을 따르면 됩니다.

  그는 세상물정을 잘 알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지도, 어떻게 하면 돈을 안전하게 불리는지도 잘 알았습니다. 아마도 그는 율법을 지키면서 돈을 불리기 위해 궁리도 많이 했고 나름대로 힘이 든 경우도 많았을 겁니다. 그 점은 예수님께서도 그를 인정하시고 사랑스럽게 바라보셨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유도 잃지 않고 영원한 생명도 얻을 수 있는 비방이 이 세상 어딘가에 꼭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방법을 가르쳐 준다면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려는 용의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세상물정이 공짜는 없고 ‘주고받기’ 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만한 재력과 성실한 모습이 있다면 뭔가 큼직한 상급을 받을 자격이 되지 않을까하고 자신만만했습니다.

  그는 가진 자의 아량을 베풀 용의가 있었기에 상대방을 극진하게 칭찬하는 호기도 부렸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그만큼 귀한 것이기에 잠시 머리를 숙이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부자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으셨습니다. 그가 잘 못 이해하고 있는 점을 바로잡아주시려고 하셨습니다. 영생을 얻기 위해 그에게 정말 필요하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가르쳐 주고 싶으셨습니다.

  우선 그는 ‘善’을 무슨 일을 하거나 또는 어떤 사물을 소유하면 되는 줄로 오해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善’이 일이나 사물이 아니라 ‘어떤 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얼마만큼 일하고 소유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선하신 하느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관계를 맺느냐 못 맺느냐가 해결책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분의 요구는 단 한 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인간끼리의 관계에 사랑과 나눔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그 기준으로 살아가라는 요구입니다.


  그 부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우선 그가 그 재산을 얻기 위해 공 들였던 시간과 정열이 아까웠습니다. 그가 누려왔던 우월감을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우러러 받드는  존경어린 시선을 내 팽개치기 싫었습니다.

  아무 노력도 안하고 무위도식 하는 사람들과 똑 같이 취급되는 것이 무엇보다 싫었습니다. 자기가 천민과는 달리 올바른 인물이라는 자존심을 꺾고 그들과 어울리게 되면 받게 될 친구들의 수군덕거림이 두려웠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여태껏  누려왔던 인간관계를 새롭게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똑똑한 인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세 알아챘습니다. 자기가 더럽다고 무시했던 인간들과 관계를 맺고 나눔을 가지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깨달았던 나름의 지혜를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의 재산을 두 판에 분산투자해서 성공했던 방법대로 '명예를 포함한 재산'과 '영생', 이 두 가지를 모두 걸머지고 싶었습니다. 둘 중하나에만 전부를 투자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했습니다.

  그런데 이 예수라는 분의 요구는 여태껏 든든하게 믿어 왔던 발판을 송두리째 없애 버리고 낭떠러지로 몸을 던지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에겐 땅에서 발을 떼고 걸으라는 요구였습니다.


  “다 팔아 나누어 주고, 와서 나를 따르라.”는 요구는 오직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발판이었던  자기의 소유에서 떠나 이 분과 관계를 맺으라는 요구였습니다. 그는 너무 슬펐습니다. 도저히 따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스승님을 따른 것을 크게 인정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안하신 새로운 관계에 모든 것을 건 제자들의 모험이 성공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안 하시는 그 “새로운 관계”가 얼마나 고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깨닫는 다면 그 때엔 과감히 “새로운 관계가 가져다주며 여태 누구도 누려보지 못한 자유”와 “더 나은 질적인 비약을 가져다 줄 역설 같은 요구”를 선택할 수 있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 나가는 일도 하실 수 있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불가능한 것이 없으니 제자들이 구원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비록 박해를 받겠지만 행복의 조건인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현세에서 다시 백배나 받을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도 받으리라 말하십니다.


  그 무엇보다도 바로 스승이신 예수께서 지금 누리고 계시는 자유와 평화를 그 길을 과감히 선택한 제자 모두가 얻게 된다고 약속하십니다.

 

  어느 사제께서 강론 말씀중에 이런 비유를 드셨습니다. 우리가 경치가 좋은 곳에 지어진 멋진 별장에 가 즐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열심히 일해서 그 별장을 애써 짓는 일이요. 하나는 그 별장 소유주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 초대하게 하는 경우이랍니다. 별장을 지어 소유한다면 그 만큼 걱정거리도 많아 질테니 알아서 선택하라고 하십니다.



추신; 오늘 감곡 성당 주임이신 김웅열 신부님께서 강론을 통해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나가는 방법을 일러 주셨습니다. 우선 욕심으로 가득 찬 낙타를 성령의 불로 태운 뒤에 아직도 남은 악습의 뼈를 잘게 부수고 으깬 뒤, 거룩한 세례의 성수에 섞어 교회의 깔때기로 바늘귀에 부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모두들 크게 웃으며 아멘하고 응답했습니다.

  

02. Scarborough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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