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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8일 야곱의 우물 - 루카10, 1-9 묵상/ 신뢰하는 마음으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8 조회수745 추천수3 반대(0) 신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0,1-­9)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부드럽다. 하느님은 늘 부드럽게 우리를 도구삼아 당신의 일을 하신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길을 떠나라는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용감함으로 무장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하느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길을 떠나라는 말이다. 이 신뢰하는 마음에는 용감함도 포함될 듯하다. 그렇다고 강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부족한 가운데 하느님의 일을 하게 된다. 완전한 상태란 어디에도 없다. 이런 부족한 상태에서 하느님의 일을 하다 보면 왠지 불안함과 두려움이 생긴다.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단지 용감함으로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 안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무시할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 용감함은 만용이 된다. 거기서 폭력이 발생한다. 무엇보다도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게 된다.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은 타인한테도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까지 당신의 일을 하도록 초대하지 않으신다.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단지 용감함만을 하느님께 바쳐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과 불안, 심지어 두려움조차도 하느님께 바쳐드린다. 신비롭게도 하느님은 이런 우리의 약함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신다. 하느님은 우리가 강할 때는 우리에게 오지 못할 만큼 약한 분이시다. 그러나 우리가 상처 입고 약해졌을 때 비로소 그 약함 안에 자리잡고 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이끄신다. 하느님은 약한 우리를 도구로 삼아 일하신다.

김정대 신부(예수회·인천 `삶이 보이는 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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