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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0) 고향 길
작성자김양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3 조회수739 추천수7 반대(0) 신고

 

마태 5,3
◎ 알렐루야.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알렐루야.

 

내 고향 가는 길은 아스라한 야산 길

푸르스름한 달빛에 소쩍새도 울던 길

할머니 치마 잡고 따라 나선 밤길은

 

앞에 서면 두려웁고 뒤에 서면 등 시려워

보따리 든 할머니에 업혀가며 잠 들던 길

무서움도 두려움도 잊을 이 나이에

 

반백되어 내 고향을 야밤중에 찾았으나

할머니도 소쩍새도 상여집도 다가고

새로 뚫린 큰 길에 덩그러한 이정표

야산마져 사라지니 타향인양 낯 설다

 

내 고향 가는 길은 얕으마한 고샅 길

산꿩알 소새알 찾아 야산 개천 헤메던 길

삐비 뽑고 띠 뿌리 케고 찔래순 따 먹으며

생키 벗겨 장난 치다 꽃뱀 허물에 놀라던 길

 

복구(바둑이)따라 달리다가 넘어진 무릎팍에

흙고물 바르며는 상처가 쓰라려도

침 한번 뱉고 나면 일없이 달리던 길

지금은 꿈에서나 본듯 만듯 멀어진 길

 

머슴들 풀지게에 진달래꽃 얹쳐 올때

양지쪽에 개미 잡다 조으는 듯 잠든 나를

밥먹으라 찾아나선 할매등에 업혀간 길

얻을 것도 버릴것도 없는 허허로운 이 나이에

소꼽동무 어딧냐고 물을 이도 없는 길~~~ 

 

 

오랫만에 찾아간 시댁고향을 바라 보면서도 어렸을적 외할머니랑 지내던 고향길을 생각 하다가 또 돌아가신 시부모님생각을 하다가 또 친정부모님 생각을 하는 천갈래 만갈래 마음 속에서 결국은 

 복음말씀 안에 예수님도 만나면서 깊어가는 가을도 만끽했다

 

어디를 가나 무엇을 해도 하느님이 함께 하시고 언젠가 부터는 내게 성령을 보내심을 확실히 알기에 겁내지 않고 기꺼이 따라나선 시부모님 이장하던날 날씨도 맑고 바람도 순하게 불어주었다

돌아가신 영혼이라도 시부모님이 이사 하신다는데 며느리된 도리를 다하고 싶어서 따라 나섰지만

정말 그러기를 잘 했다 

 떠나기 전에 몇번이고 묵주기도로 신부님말씀으로 성수까지 준비해서 가지고 가서 그런지

하나도 무섭거나 두렵지 않았다 가는 길에도 계속 묵주기도를 바쳤다

 

4남 2녀 중에서 3남 2녀가 참석했고 며느리는 나혼자 참석 하고 사위도 1명이 참석했고 

장성한 손자가 3명이 참석 하였다

목사님을 하시던 제일 장손인 장남네 가족은 사정이 있어서 모두가 불참 하였다

시부모님 유산은 장남이라고 모두 다 차지 하셧지만 오실 수 없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여기서도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로서 나름대로 봉사 할것이 얼마든지 있어서 기도 해 가며 열심히 했다 유교가 뿌리박힌 양반촌이라 공소도 없는 이곳에서 일하는 아줌마중에 수산나라는 교우 한명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나는 너무 기뻐서 또 울번했다

 

우리는 음식일을 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느끼고 성령의 이끄심에 감사하며 행복하고 기쁜 시간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으로 시집온 후 강산이 3번이나 변했어도 한사람도 만날 수 없었던 천주교신자를 처음으로 만난  것이다 수산나자매~ 수산나자매~ 나는 나도 모르게 본명을 잊지 않으려고 외우면서 내 본명도 가르쳐 주면서 사랑을 나누었다  오늘 나에게 보내주신 하느님의 선물이 틀림없다고 믿었다

정말 나만이 아는 이 행복감~ 하느님은 아시겠지요?

 

언젠가는 때가 오면 이곳 양반촌에 공소라도 마련해서 내가 아는 만큼이라도  열심히 봉사하고

예수님을 전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살고 싶은 충동을 느꼇다

이런 나의 희망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가을바람이 기분좋게 불어 오고 안정되고 좋은 땅에 흙을 보니 황토색이었는데 조금 더 파 들어가니

오색영롱한 빛을 발하는 곳에 시아버님을 모시고 바로 그 옆자리에 시어머니를 모셨다

 

평생을 양반의 법도대로  잘 살다가신 우리 시아버님은 특별히도 작은 며느리인 나를 잘 따라 주셧고

성당에 레지오교실까지도 따라 오시니 우리 단원들까지도 다 알게 된 우리 시아버님~

 

언젠가는 명동성당에도 모시고 가서 보여 드렸더니 고개를 숙이시고

한참을 열심히 기도하시던 우리 시아버님~

< 아가야 성당은 제사도 모셔도 된다고 그러든데 정말로 그러냐? > 

 

산으로 공원으로 영화관으로 성당으로 단둘이서 다니면서도 같이 하지 못한

바쁜 아들을 항상 염려하시던 우리 시아버님 ~

결국은  요셉이라는 본명으로 내가 대세를 부쳤지만 당신도 기꺼이 승락 하시던

그 초롱초롱하던 그 눈빛을 지금도 나는 잊을 수가 없답니다

 

우리 시어머니는 큰아들이 목사된 얼마후 아들에게 세례를 받고 시아버님보다는 20 여년 훨씬

더 먼저 가셨는데 단 한번도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 기억이 없고 만나도 늘 칭찬만을 하시며 기뻐하시던 우리 시어머니는 정말 그 고향 마을에서도 덕을 베풀며 잘 살다 가신 분이랍니다

 

아버님 어머님 이제 물도 안 차고 좋은 집으로 이사하셧으니 안심하시고 잘 지네십시요

저희들도 언젠가는 때가 되면 이곳으로 오게 되겠지요

저희들도 하느님 말씀 잘 듣고 아버님 어머님처럼 덕을 잘 베풀고 살다 올 때 까지 잘 지켜주십시요

 

오는 길에도 아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유산은 신앙뿐이다

자자손손대대로  영원히 영원히 천주교신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 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어디를 가나 무엇을 해도 우리를 따라 오시는 분~

당신이 계시기에

오늘도 우리는 기쁘고 행복합니다 

 

어렵고 큰일도 힘들지 않게 할 수 있게 지혜를 주시는 감사하신 하느님~

당신 홀로  영원히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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