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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2,13-21 묵상/ 어디에 쌓아둘 것인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3 조회수576 추천수3 반대(0) 신고

어디에 쌓아둘 것인가?

그때에 군중 가운데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제 형더러 저에게 유산을 나누어주라고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카 12,13-­21)

◆도시에서 자란 내가 전원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다 신기했습니다. 도심지의 인위적 공간이 아닌 자연 속에서는 모든 것이 다 생명이었습니다.
벽에 붙은 작은 종이조각을 떼내려 손을 댔다가 호로롱 날아갈 때야 깜짝 놀라 그것이 나비였음을 알게 되었고, 옷에 묻어 있는 먼지까지도 풀벌레였던 경험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눈에 보이는 어떤 점 하나라도 모두가 움직이는 것만 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새벽 산책길에 점점이 깔린 수많은 새끼 달팽이들을 미처 못 보고 휠체어로 지나갔다가 후에 그것들이 다 죽은 것을 알았을 때 소름이 끼쳤습니다. 또 새벽에 기도하러 예배당에 올라갈 때면 밤새 쳐놓은 거미줄이 내 몸에 덧없이 무너지는 것을 느낍니다. 미물이지만 그들의 삶이 소리 없이 부서지는 것을 느끼면서 끊임없는 교통사고, 갖가지 산업재해, 천재지변을 비롯해 예측할 수 없는 사고에 노출된 우리 역시 언제 어떻게 무너져 우주의 기운 속에 용해되어 버릴지 모르는 존재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나 많은 계획으로 미래의 삶을 보장하고 있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인 보장과 계획에 매일수록 그것은 지혜가 아닌 어리석음이지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처럼 더 크게 짓고, 더 많이 쌓아두고 싶을 때 한 번쯤 쌓아둘 장소를 선별해 볼 일입니다. 어디에 쌓아두어야 할지 현명하게 선택할 일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천국을 사모하는 사람이라면 천국을 지향하는 가치관과 인생관이 현실 속에 세워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을 초월해 천국의 보화를 생각하며 즐거워하는 영적 삶을 살 때 우리가 언젠가 가게 될 그 궁극적인 천국을 이 땅에서 살게 될 것입니다.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와 훔쳐간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거기에서는 좀도 녹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뚫고 들어오지도 못하며 훔쳐가지도 못한다”
(마태 6,19-­20).

최명숙 목사(군산 베데스다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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