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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 쉽게 빠지는 유혹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3 조회수727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 -우리가 쉽게 빠지는 유혹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중재인으로 세웠단 말이냐?”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가 12, 13-21)


  우리가 주님께 올리는 청원 기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끔 실소를 자아냅니다. 주님의 입장에서 보면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처럼 누구를 위해 기도를 들어주셔야할 지 고민이 많이 되실 것입니다.

  그 우화에서 어머니는 날마다 고민합니다. 이아들을 위해 기도하자니 저 아들이 걸립니다. 비와도 걱정, 오지 않아도 걱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날마다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고 그 어머니가 내린 결론은 어떤 경우라도 감사기도를 올리자는 것이었습니다. 비오는 날은 우산 파는 아들이 돈 많이 벌어 좋아할 것이고, 해가 쨍하고 맑은 날은 짚신 파는 아들이 즐거워 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하루하루가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우리에겐 당장 힘들고 괴롭겠지만 매사를 주님께서 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지니라는 비유이겠죠.


  또 우리들이 주님께 드리는 기도의 대부분은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다툼을 풀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 갈등 원인이 어디에 있건 주님을 재판관이나 중재인 정도로 여기는 꼴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만들어 놓은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생긴 것까지 해결을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사랑의 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욕심으로 마련된 인간의 법을 적용해 달라고 우깁니다. 그러니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침묵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소리쳐 보아야 빈 메아리만 울려 올 뿐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지는 일은 아주 독특합니다. 흔히 우리들이 생각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흐르지 않는 것은 다 썩게 마련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체 내에서 영양소를 나르는 혈액과 기운이 잘 돌아야 건강해집니다. 발끝손끝까지 혈액과 기운이 제대로 돌지 않고 막히게 되면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어지러움증도 생기고 맥도 빠지게 됩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중풍병자처럼 팔다리가 마비됩니다. 우리 몸 안에 기운이 제대로 돌지 않고 기운이 끊어지면 기절이라 부릅니다. 죽은 듯 정신을 잃은 모습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수고해서 얻은 재산이라도 한 곳에 고여 두게 되면 썩게 마련입니다. 자기를 위해서만 쓰는 것도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 재산을 썩지 않고 잘 흐르게 할 때 사랑도 따라 흐르게 됩니다. 점점 사랑이 커지게 됩니다. 고여 있는 富는 우상이 되기 마련이며, 인간을 소유욕과 명예욕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잊고 현세적인 걱정과 쾌락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돌지 않고 썩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흔히들 돈이 왜 돈인 줄 아느냐? 바로 잘 돌라고 해서 돈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처럼 돈의 제 목표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소유물에 대해서 초연한 마음을 얻게 되고 내적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다는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어느 날 악마의 우두머리인 사탄이 꼬마 악마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간들을 지옥에 좀 더 많이 꼬여올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첫 번째 악마가 말합니다. “저는 인간들에게 천국 따위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하늘나라는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라고.” 그러자 사탄은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래도 많은 인간들은 자신이 착한 일을 하면 좋은 곳에 간다고 믿는다.”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악마가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저는 인간들에게 자기 힘으로 못할 것이 없다고 꼬드기겠습니다.” 그러자 또 사탄이 말합니다. “그렇듯 하다만, 모든 인간들이 속지는 않겠구나.”

  세 번째 악마가 머뭇거리며 대답합니다, “주인님! 그럼 저는 인간들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지금은 방탕하게 살고 나중에 회개하라. 서두를 게 무엇인가? 느긋하게 게으름 피며 먹고 마셔라. 인생은 길다.”

  이에 사탄은 “바로 그것이야. 너야 말로 승산이 있다. 모든 인간들을 속여 먹으려면 그것이 좋겠다.”하고 그 악마를 대장으로 삼아 땅으로 파견 했답니다.

 

  오늘 부자가 걸려든 유혹이 바로 이 덫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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