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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5일 야곱의 우물- 루카 12,39-48 묵상/ 우리에게 주신 이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5 조회수756 추천수4 반대(0) 신고

우리에게 주신 이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루카 12,39-­48)

◆사목생활 초기에 장애인 자매 둘을 데리고 생활했습니다. 모두 중증 장애였기에 제가 부엌일을 했는데 열다섯 살 된 자매는 혼자서 일어나고 앉기도 어려운 불편한 몸이면서도 날마다 해질 무렵이면 방 청소를 했습니다. 청소는 자기네가 하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서른이 넘은 자매는 아예 청소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쌀 한 되를 사서 하루를 먹는데 어느 때는 두 사람에게 밥을 퍼주고 나면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럴 때면 어린 자매는 한사코 조금씩 같이 먹자고 권하지만 나이 많은 자매는 행여 빼앗아 먹을까 봐 모른 척하고 혼자만 먹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생활하다 보니 어린 자매가 은근히 나이 많은 자매를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바라보는 눈길이 달라지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무시하게 되면 싫어지는 게 자연스런 과정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한 방에서 생활하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어느날 어린 자매를 불렀습니다. “얘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남보다 무엇인가를 주신 데는 모두 이유가 있단다. 네게 다른 누구보다 지혜를 더 주신 것은 더 받은 것을 감사하면서 받지 못한 그들을 도우라고 주신 거란다.”

 

“네.” 총명한 아이는 내 말뜻을 즉각 알아챘으며 그후로는 그 자매에게 훨씬 부드럽게 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게 생명을 주신 이유가 있듯이 내게 그 무언가를 주신 것도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깨달아 사는 것이야말로 사명입니다.

최명숙 목사(군산 베데스다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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