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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 2006.10.25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5 조회수713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0.25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에페3,2-12 루카12,39-48

                                                  

 

 

 

 

충실하고 슬기로운 삶

 



대개는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만 안다면 행복입니다.


밖의 재물이나 명예, 학력, 지위에서 오는 참 행복이 아니라,

안의 깊이에 계신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참 행복입니다.

 

오늘 독서기도 후 독서 시 에스델의 절실한 기도가 생각납니다.


“주님 나는 홀몸, 당신뿐이오니 오셔서 나를 도와주소서.

  당신의 여종인 나는 이 자리에 올라서부터 오늘날까지 당신하고가 아니면,

  기쁜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에스델14장 참조).


참 행복과 기쁨의 원천은 하느님뿐이었다는 에스델의 고백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어디서 행복과 기쁨을 찾습니까?

 

아침 시편기도도 새삼스런 감동이었습니다.


“주여, 당신 은총이 어이 이리 귀하신지,
  인간의 자손들이 당신 날개 그늘로 숨어드나이다.
  당신 집 기름기로 그들은 흐뭇하며, 당신 진미의 강물을 마시우시나니,
  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시편35장 참조).


밖으로 행복을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나날들이 행복이 묻혀있는 보물 밭입니다.

 

밖의 보이는 육적인 것에서 행복을 찾기에

천박해지는, 얕고 가벼워지는 현대인들입니다.


육체는 비만인데 영혼은 영양실조입니다.


평범한 일상 안에 묻힌 보물을 찾아내야 깊고 무거운 내면을 지니게 됩니다.

무거워야 온갖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고,

깊어야 온갖 관계의 어려움들 담아 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여기가 행복이 묻혀있는 보물 밭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지 살 줄 만 알면 행복입니다.

 

큰 것들을 잘하기는 쉬워도 일상의 작고 평범한 것들을 잘하기는 힘듭니다.

대부분이 작고 평범한 것들로 이루어졌기에

큰 것들만 찾아 행복하기로 하면 행복은 요원합니다.

 

일상의 작고 평범한 것들 안에서

행복을 찾아 사는 것이 지혜요 삶의 예술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지금 여기서 깨어 준비하고 살 것을 충고하는 주님의 엄중한 말씀입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삶의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맡겨진 소임에 충실하면서

제대로 슬기롭게 살아가는 ‘보물덩어리’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언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반면 주님을 잊어버리고

삶의 선물을 탕진하면서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해 막사는 무책임한 ‘골칫덩어리’ 사람들에게

불행을 예고하시는 주님이십니다.


깨어 준비하며 사는 것도 실력입니다.
내적으로 깊고 충만해야 늘 반복되는 제자리 삶에도 녹슬지 않고

늘 새롭게,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잘 생기고 묵직한 배를 손에 잡아보며

속이 꽉 찬 사람을 연상하며 써놓은 글이 있습니다.

 

 

속이 꽉 찬 사람도


잘 익어
자주 눈 길 가는
건강미 넘치는
배 열매!

묵직한 느낌
온 손에 와 닿는
기분 좋은
중량감

아마
잘 익어
속이 꽉 찬 사람도
이와 같겠다.



속이 꽉 찬 사람들,

바로 지금 여기

일상의 평범하고 작은 것들 안에서 행복을 찾아 낸 사람들이요,

이런 속이 꼭 찬 사람들이 더욱 행복을 잘 찾아내 내적으로 부요하게 삽니다.


외모로야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 바오로이지만,

내면은 그리스도의 진리로 꽉 차 있는 보물덩어리 바오로가 아닙니까?


그러니 평범한 일상에서도

늘 기뻐하면서, 기도하면서, 감사하면서 살 수 있었던 바오로였습니다.

 

1독서에서 밝혀지는

바오로 내면의 그리스도께 대한 깨달음은 얼마나 심오하고 풍부한지요!

 

단적으로

“모든 성도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나에게 그러한 은총을 주시어,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를

  다른 민족들에게 전하게 하셨습니다.”라는 고백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를 깊이 깨달아 갈수록

내적 풍요의 보물덩어리 우리들이 되고,

맡겨진 소임에 충실하면서 꿀벌들처럼

지금 여기 평범하고 작은 것들의 일상 안에서

행복을 따내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그리스도의 풍요한 신비를 깨닫게 하시어,

우리 모두 영적 부자가 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께 대한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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