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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세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5 조회수1,041 추천수6 반대(0) 신고

 

<모세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루가 12, 40-48)


  구약에서 모세만큼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하느님의 일을 열심히 수행한 예언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죽었습니다. 40년간 광야를 헤매었고 또 하느님을 배반하려는 백성들을 어르고 달래가며 무사히 이끌고 왔건만 모세는 그처럼 고대하던 약속의 땅을 밟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성서에서는 그 이유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믿지 않아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이 공동체에게 주는 땅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지 못할 것이다.”(민수 20,12)  “이스라엘 자손들 한가운데에서 나를 배신하였고, 이스라엘 자손들 한가운데에서 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는 땅을 멀리 바라보기만 할 뿐 들어가지는 못한다.” (신명 32,51)


  모세가 무엇을 어떻게 배반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그저 거룩함을 드러내지 못했다고만 합니다. 그러니 “하느님 너무하십니다.”라는 불만이 혹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느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하느님의 일꾼은 일꾼일 뿐 주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일의 결과를 집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할일은 씨를 뿌리는 일일 뿐 그 씨가 싹트고 꽃피며 열매 맺는 시기는 오직 하느님만 아십니다. 하느님의 일꾼이라면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한다는 가르침이랍니다. 그 상급은 주님께서 따로 마련하실 것이니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데에 기쁨을 가져야한답니다.


  하느님의 소명을 수행하는 모세에게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처럼 겪어야할 고난을 미리 보여주셨다면 과연 누가 그 길을 따르려하겠습니까?

  하느님의 영광을 뵙고자하는 모세의 청(탈출 33,18-23)은 당신의 계획을 알고자 하는 모세의 뜻이었습니다. 이에 모세를 바위굴에 집어넣고 당신 손으로 모세의 눈을 가려 보호해 주신 다음, 당신 뒷모습만 보여 주셨습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뵈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등만을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미리 자세히 알래야 알 수 없고, 그분께서 지나가신 뒤라야 비로소 우리와 함께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너무나 많은 은총을 주셨다는 것을 곧잘 잊습니다. 그리고 부족하게만 느낍니다. 특히 남의 떡이 커 보여 자기 것은 모자란다고 심술만 냅니다.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은총 주셨다고는 생각지 않고, 또 많은 일을 할 때 그에 때맞추어 은총이 적절하게 온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미리 달라고만 우깁니다. 실제 커다란 은총을 미리 받으면 그 무게에 짓눌려 더 꼼짝 못할 것이 틀림없는데도 말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교회의 일이 주어졌을 때 과연 어떻게 응답했던지 살펴 볼 일입니다. 비난이 두려워 그 일을 거부하지나 않았는지, 재물과 시간을 나누어 쓰기 아까워 거절하지나 않았는지,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이 없기에 발 빼지나 않았는지, 보다 즐거운 일을 희생해야 하겠기에 모르는 체 했는지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두려워하고 감추어 두기만 한 자에게는 주님께서 맡겨둔 달란트마저도 빼앗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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