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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볼타강과 아코솜보댐 / 민성기 신부님 (펌)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6 조회수462 추천수4 반대(0) 신고

볼타강과 아코솜보댐

 


    임스 목손1)이 『Volta, Man's Greatest Lake』라는 책 속에 기록했듯이 인간의 손으로 만든 가장 거대한 호수라는 말에 걸맞게 1915년 볼타호2)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숱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논쟁과 시비 속에서 어쨌거나 인간의 손으로 만든 거대한 인공호가 만들어졌으니 바로 볼타호입니다.
   가나 공화국 전체 국토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볼타호를 이루는 강들은 참 많고 다양합니다. 가나와 북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부르키나 파소
3)에서 흘러 내려와서는 가나와 서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코트 디부아4)와 경계를 이루면서 가나땅으로 흘러 들어오는 블랙 볼타강5)이 볼타호로 흘러 들어오고, 역시 부르키나 파소에서부터 흘러 내려오는 화이트 볼타강6)이 몰7)강과 만나 흐르고 흘러 볼타호로 합류되고, 다카8)강과 가나와 동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토고9)를 거쳐 흘러 들어오는 오티10)강이 더해져서 볼타호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숱한 지역에서 여러 갈래로 흐르고 흘러 흩어지고, 모아져 거대한 볼타호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거대한 볼타호 속의 물이 대서양의 한 부분인 기니만11)으로 흘러 내려가는데 이 흘러내려진 큰 강을 볼타강12)이라 부릅니다.
   볼타강이 흘러 내려가는 상류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가 아코솜보
13) 市입니다. 볼타강이 흐르는 아코솜보 지역에서 우리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서쪽을 가로지르는 프라14)강이 아칸족15)을 아샨티족16)과 판티족17)으로 나누어 가나 공화국의 지도를 아샨티지역18)과 중앙지역19)으로 나누게 되는 빌미를 제공한 것처럼, 아코솜보 지역을 흐르는 볼타강도 아콰무족20)과 에외족21) 사이에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하는 강이 되어 버렸습니다.그리하여 볼타강은 아콰무족이 사는 동부지역22)과 에외족이 사는 볼타지역23)을 가르면서 흐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코솜보시를 중심으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분쟁이 그칠 날이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 아코솜보댐

 

   결국 가나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 크와메 엔크루마24)는 1966년 1월에 아코솜보시에 콘크리트 장벽으로 댐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댐을 만들어 물을 모으니, 댐을 건설하기 이전의 볼타호 보다 더 큰 호수가 되었고 가뜩이나 부족한 가나의 동부지역에 공급할 더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댐을 만드니 북쪽에서 남쪽에 이르는 약 400km에 이르는 큰 호수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댐이 만들어지면서 가나 동남쪽 해변에 아름다운 신도시 테마가 생겨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쪽으로 신도시 테마가 생겨나면서 오래전부터 부흥 발전한 서쪽의 산업화된 항구 도시 세콘디-타고라디25)와 함께 동서간의 산업적인 균형을 이루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코솜보 댐이 만들어지고 아코솜보 다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고 분열의 원인이었던 볼타강에 화해가 이루어지면서 아콰무족과 에외족 사이의 분쟁이 사라지고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즉, 아코솜보댐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빼놓을 수 없는 아코솜보 댐의 중요한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기능이 바로 아콰무족과 에외족 사이의 그 지리했던 분쟁이 종식된 것이며 더불어 종족간의 오랜 앙금이 씻기면서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랬습니다. 서로 다른 두 갈래의 블랙 볼타와 화이트 볼타가 만나 아름다운 볼타호수를 만들어 놓았지만 하나의 볼타호가 된 이후, 너무나 멋있게 화해와 일치의 표징으로서 하나가 되어 흘러가는 볼타강은 자신이 흘러가는 지역인 아코솜보 지역을 둘로 가르는 악역을 맡게 되어 같은 지역 안에서 서로 갈라지는 문제와 갈등을 야기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볼타강은 가까이 하기에는 먼 당신이 되어 버린 아콰무족과 에외족 사이에 어떻게 할 수 없는 사회적 거리를 지니게 되었고 서로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느낌을 공유하지 못하는 비감성적인 관계를 만들 게 됨으로써, 이쪽 저쪽 편을 가르는 갈등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예전의 좋았던 관계처럼 볼타강 양편을 서로 왕래하게 할 수 있는 어떤 매개체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요청에 의해 세워진 것이 바로 아코솜보시에 세워진 아코솜보 댐이며 댐 아래의 아름다운 아코솜보 다리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는 어디에나 처음에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다가 어느 무엇이 빌미가 되어 서로 간에 시기 질투가 생겨나 분열이 조장되고 좋았던 관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를 갈라놓게 만드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평소에 없던 이질감과 불쾌감이 생겨날 때 누군가 하나되게 하는 힘이 요청되어집니다. 즉 갈등과 혼돈, 그리고 분열이 있는 곳에 화해와 일치, 그리고 평화를 이루는 하나의 힘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렇게 하나 되게 만드는 인간의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을 여기 가나의 동남쪽 아름다운 볼타강에 세워진 아코솜보 댐에서, 그리고 아코솜보 다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나에서 내가 만난 일상의 신화입니다. 그렇게 나는 아름다운 강 볼타강에 서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댐, 아코솜보 댐에 서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아코솜보 댐을 바라보며 비록 500세디스
26)의 통행료를 내기는 했지만 전혀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으면서 아코솜보 다리를 건너 아코솜보 지역 너머의 호 지역으로, 그리고 다시 아코솜보 다리를 건너 호 지역 너머의 아코솜보 지역으로 기쁘게 오고 갔습니다. 그렇게 아코솜보 댐과 아코솜보 다리를 어루만지고 흐뭇해하면서 참으로 사람 사는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어느 한 사람의 힘을 믿으며 가나에서 살고 있습니다.
   2001년 8월 15일은 성모승천 대축일이면서 우리 민족의 해방절인 광복절 5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뜻 깊은 날 케이프 코스트
27)에서 아크라28)로, 또 아크라에서 테마를 거쳐 볼타강과 아코솜보 댐과 아코솜보 다리로 안내해 준 이인규 안또니오와 부인 이정심 요셉피나, 그들의 예쁜 딸 민정 다리아, 규정 세실리아, 그리고 기쁘게 운전을 해준 가나사람 클레멘트 형제가 고맙습니다. 이분들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볼타강과 아코솜보 댐 그리고 아코솜보 다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볼타강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코솜보 댐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아코솜보 다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래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너무 고맙습니다. 그렇게 나는 일상의 신화를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하느님의 얼굴, 그 아름다움을 찾으며 가나에서 살고 있습니다.


1) James Moxon
2) Lake Volta
3) Burkina Faso
4) Cote a'lvoire
5) Black Bolta
6) White Volta
7) Mole
8) Daka
9) Togo
10) Oti
11) Gulf of Guinea
12) Volta river
13) Akosombo
14) Pra
15) The Akans
16) The Ashantis
17) The Fiantes
18) Ashanti Region
19) Central Region
20) The Akwamu
21) The Ewes
22) Eastern Region
23) Volta Region
24) Kwame Nkrumah
25) Secondi-Takoradi
26) cedis
27) Cape Coast
28) Accra

 

출처: 민신부님의 '하느님의 결혼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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