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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늘 깨어있는 종이 되게 하소서 * (펌)
작성자이현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7 조회수804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가를 안테나로!

  요 며칠 사이에 최규하 전 대통령과 박치기왕 김일 선수가 연이어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부디 그들이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하면서 고 민요셉 신부님 홈피(http:min0319.com ) ‘일상의 신화’라는 코너에 올라온 부천 상동성당의 이 크리스티나님의 ‘늘 깨어있는 종이 되게 하소서’라는 묵상글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늘 깨어있는 종이 되게 하소서


  지난 화요일, 신학원 수업을 마치고 저녁 미사시간에 일찍 도착하여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생각하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생각하며,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돌아가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며, 가방에 든 <중부문예지>에 실린 나의 묵상글을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하느님께 봉헌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마음을 모으고 미사를 맞이합니다.


  이미 나의 마음을 헤아리신 성령께서는 신부님을 통해 복음 말씀에서 천상병 시인의 <새>와 <귀천>에 대해 말씀하시니 놀라움과 두려움을 감출 수 없었고 그 마음은 주님께 대한 경외심과 기쁨이 더 컸음을 고백합니다. 천상병 시인의 <새>와 <귀천>을 옮겨보며 저를 생각해 봅니다.


새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신학원 신부님께서는 천상병 시인의 시의 세계를 말씀하시며 오늘의 복음 말씀인 루카복음 12장 35-38절까지의 말씀에 대해 이야기 하십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신부님께서는 <새>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나약하고 날지 못하는 새의 외로움에 대해 말씀하시며 <귀천>에서는 비상하게 되는 천상병 시인의 마음을 읽으시며 우리의 삶이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귀천의 상태를 살 수 있도록 우리의 삶에 진지해지며 제대로 사는 시선을 갖기를 바라시며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아직도 새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이미 귀천의 상태를 살고 있는지 이도저도 아닌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저를 돌이켜봅니다. 천상병 시인의 <새>를 묵상하며 어쩌면 비상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다가 죽을 제게도 하느님의 그 크신 사랑은 당신께로 끝없이 부르시며 이 세상 마치는 날,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고백하며 당신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시고 계심을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족한 제게도 주님께서는 함께 하심을 드러내 보여 하느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알려 당신의 권능과 위대하심과 자비와 사랑을 깨닫고 알게 하여 아름다운 세상에 함께 나아오기를 아름다운 세상을 증거하기를 바라시고 계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2학년 선배님이신 추보님께로부터 저의 묵상글을 신문에 싣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부족한 저를 지면을 통해 사람들에게 내보인다는 것이 두려워 망설였는데, 마침 전화 통화중에 함께 계셨던 마리아님께서,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이라며 격려를 해주셔서 용기 내어 승낙을 하게 되었고, 중부 문예지를 통해 저의 글이 지면에 처음으로 실리는 영광스러운 날을 맞이하였기에 감회가 남다른 화요일 미사였습니다.


  2004년 가을 이후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저는 조심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약한 나를 내보이며 두려움을 물리치고 세상을 향해 다가설 수 있게 되었고, 좋은 친구들의 관심과 격려를 통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고, 교리신학원에 입학하게 되고 그들의 권유로 신학원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리게 되었으며 또한 새로운 벗들을 만나게 되어 감사한 날들을 보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제가 쓴 글들로 인해 지나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사실은 부끄럽고 당혹스럽고 어색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듣는 말씀, 신부님 강론 말씀, 그리고 성서를 통해 저는 단지 도구로서 모아 정리하는 역할을 했을 뿐, 모든 것을 협조자이신 성령께서 함께 하셨기에 가능한 일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칭찬을 받는 일이 두렵습니다. 마치 남의 답안지를 보고 들킨 학생처럼..


  그러나 수산나님의 말씀처럼 저는 제가 쓰는 것이 아니라 저는 도구일 뿐 성령께서 함께 하시기에 가능한 일들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 보여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에 참여케 하신 하느님의 크고도 깊고도 높고도 넓은 사랑이 함께 머무르고 활동하고 계시기에 가능한 일임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복음 말씀인 루카복음 39-48절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깨어서 충실히 기다리는 종의 모습을 사는 삶을 묵상해 보며 현재의 내 삶에 충실하다면 미래의 삶이 두렵지 않으리라는  신부님 말씀과 함께 기쁨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종의 모습은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깨어서 기다려 언젠가 기쁨의 날로 다가올 그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 할 것을 말씀하심을 생각합니다. 일상의 나의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께 올리는 기도의 삶을 살아 그때에 아름다운 삶에 초대하신 분께 감사의 기도를 고백해야 함을.. 그리고 아름다운 삶에 동반자가 되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살아야함을.. 이 세상 소풍 마치고 그분께 단독자로 만나게 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을 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마음을 헤아려야 함을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진심과 애정으로 관심을 갖고 읽어 주고 격려해 주시며 저의 삶에 함께 동행하고 계시는 분들과의 만남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하느님!

저의 마음이 언제나 주님을 향하고

 주님의 뜻을 올바로 알아

당신께 영광을 올리는 일에

늘 깨어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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