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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은 우리가 스스로 판단할 차례입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7 조회수625 추천수6 반대(0) 신고

 

<오늘은 우리가 스스로 판단할 차례입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루가 12,54-59)


  성서 못자리 시간에 예수님의 비유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세 공관복음서에 모두 나오는 비유로 “사악한 포도원 소작인들의 비유”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는 하느님나라를 아무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나라를 설명해 주시기 위해서는 비유라는 문학적 방법이 필요하셨습니다. 또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인간의 지력으로는 도저히 상상조차 못하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리켜 보이셨습니다. 주님을 믿고 같이 생활하였던 예수님의 제자들도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으니 청중들이야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알듯 모를 듯 수수께끼 같았을 겁니다. 그래서 비유를 뜻하는 ‘마샬, 마틀라’에는 비유라는 의미는 물론 속담, 격언, 상징, 수수께끼라는 폭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초기 교부들은 거의 모든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우화적으로 해석하려고 하였습니다. 감추어진 하느님 나라의 비밀을 엿보게 하는 의도였다고 알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 학자들은 예수님께서 비유 말씀을 청중들에게 직접 말씀하셨을 터이니 청중들이 곧바로 알아들을 수 없고 어렵기만 한 우화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다들 익히 아는 내용을 들어 비유로 말씀하셨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 “사악한 소작인의 비유”는 우화가 많이 담겨있으니,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초기 공동체가 필요에 의해 예수님의 말씀에 살을 붙여 작성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성서학자들은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직접 발설하신 말씀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예수님께서 직접 발설한 말씀이 적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그들의 가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입니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고고학의 발견과 더불어 여러 고문헌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 1950년경 발견된 토마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말하신 비유 말씀의 원형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때의 여러 가지 역사적 상황을 고고학의 발견으로 소상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비유 말씀에서 나오는 소작인들이 보여준 의외의 행동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부터 학자들은  이 비유 말씀이 예수님께서 직접 발설하셨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가지 우화적인 내용들만 복음서 저자들이 초기공동체의 필요에 의해 문학적 편집요소로 가미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복음서의 내용이 역사적 현실성이 있다는 것으로 속속 판명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한복음서에서 십자가형에 처한 죄수들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행위가 실제 시행되었다는 사실이 고고학 발굴에 의해 입증되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서 저자가 십자가형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요한복음서가 영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줄로 오랫동안 인식했지만, 그 복음서 내용이 공관복음서보다 더 역사적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복음서에서 갸우뚱하면서 읽어왔던 내용들이 언젠가는 확연히 밝혀질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사실들을 미리 예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더라도 우리가 아직 낱낱이 몰라서 올바로 해석하지 못할 뿐입니다.


  아마 우리는 영원히 하느님나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하더라도  하느님의 나라를 보여주시고자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을 부정할 방법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분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에 이의를 달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스스로 올바른 일을 판단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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