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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8 조회수747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다.” (루가 6, 12,13)



  예전에 처음 청주교구 소속인 감곡성당에 순례했을 때였습니다. 그 성당이 우리나라에서 지어진지 올해로 110주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9 번째로 오래되었다고 하더군요. 1896년 프랑스에서 부임하신 임 가밀로 신부님께서 이곳에 있던 99 칸 대궐 같은 집을 보고 성모님께 봉헌하기로 마음을 먹으셨답니다. 수많은  기도를 한 후에 여러 가지 난관을 겪으며 본당을 세우신 뒤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는 이 성당터에 그들의 신사를 세우려고 하였으나 여러가지 기적같은 일들이 생겨나서 실패하였답니다. 성당 안 제대 위쪽에 모셔진 성모상을 보면서 육이오 사변 때 인민군이 쏜 총알 흔적이 일곱 군데 남아 있다는 그 사연을 듣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제대 앞에서 성모상을 보면서 묵상을 오래 하였습니다.


  또  저에게 더욱 감명 깊었던 것은 성당 안 묘소에 묻히신 임 가밀로 신부님께서 평소에 말씀하셨다는 글귀였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평소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주위사람들에게 자주 말하셨답니다. 이 글귀가  비문에 적혀 있었습니다. 마치 지금 이 성당 안에 순례 차 들어온 저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돌아가신지 60년이 지났지만 저의 귓가에는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들려옵니다.

  “요셉 형제, 어서 오시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대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자리를 뗄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내내 임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무리 중에 열두 사도를  뽑으시기 위해 특별히 산에 오르시어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 모든 일을 하느님 아버지와 일치 속에서 수행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또 모든 일을 계획아래 수행하셨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왜 예수님 곁에 열두 사도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없었겠습니까? 심지어 당신을 배반까지 할 인물도 뽑으셨습니다. 못난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들이었습니다. 성급하고 옹졸하며, 잘난 체하기 좋아하고, 의심 많으며, 어리석기까지 했습니다. 단하나 그들은 우리들이 갖지 못한 덕이 있었습니다. 주님을 향해 모든 것을 내 던지고 따르는 용기였습니다. 세상에 쓸데없는 미련을 두지 않고 주님만 따르는 소박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께서 따로 마련하신 계획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자들과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쳤겠지만, 이제 뒤에 남아 있는 우리들 눈에는 확연히 들어납니다.

  그러니 열두 사도들처럼 우리도 당신의 기도를 통해 뽑아 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스스로 주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뽑아 주셨다는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주님께서 뽑아주셨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죄에 빠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돈 관리를 맡았던 유다가 돈 몇 푼에 주님을 팔아넘겼듯이 세속적 욕심에 빠진다면 또 다른 유다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주님께서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하셨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합니다. 그러니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단 하나 오롯이 우리를 봉헌하는 길 뿐입니다.


          신뢰의 기도

                             - 토마스 머튼

 

   내 주, 하느님

   제가 어디로 가야할지 제 앞에 어떤 길이 놓여 있는지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어디서 끝이 날지는 전혀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은 제 자신도 알지 못하고,

   제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따르려는지도 모릅니다.

 

   하오나, 주님.

   저는 당신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으며,

   제가 하는 모든 일에서 그런 소망이 표현되기를 바라고,

   그런 소망을 저버리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비록 제가 아둔하여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올바른 길로 저를 인도해주옵소서.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주 하느님께 신뢰심을 잃지 않게 해주소서.

   그러 하오면, 주여.

   저는 행복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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