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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29 조회수63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6년 10월 29일 연중 제30주일 나해

 

Jesus said to him in reply,

"What do you want me to do for you?"

The blind man replied to him,

"Master, I want to see."

(Mk 10.51)

제1독서 예레미야 31,7-9

 

제2독서 히브리서 5,1-6

 

복음 마르코 10,46ㄴ-52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수행 정진하던 젊은 스님이 어느 날 절 뜰 안에서 큰 스님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황송해서 예를 갖추어 인사를 드렸지요. 그러자 큰 스님은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반갑다는 미소보다는 두 눈을 똑바로 치켜뜨면서 “야! 이 도둑놈아!”하고 벼락처럼 꾸지람을 하시며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젊은 스님은 도대체 어떤 영문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지요.

며칠 후, 이 젊은 스님은 다시 이 큰 스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일을 깡그리 잊고 있던 젊은 스님은 이번에도 정중히 예를 갖추어 인사를 드렸지요. 그런데 이 큰 스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야! 이 도둑놈아!”

‘큰 스님이 다른 사람과 나를 착각하고 있는 것일 거야.’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러나 다음에도 또 다시 도둑놈이라고 말하면 단단히 따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며칠 후, 절 뒤 산책길에서 큰 스님을 재차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큰 스님은 젊은 스님의 정중한 인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야! 이 도둑놈아!”라고 외치시는 것입니다. 그러자 이 젊은 스님도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았지요. 너무나 억울해서 눈물까지 흘리면서 내가 왜 도둑놈이냐고 큰 스님께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큰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아님 말고!”

큰 스님의 이 짧은 대답에 이 젊은 스님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세속적으로 도둑놈이 아닐지는 몰라도, 양심적으로는 도둑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도둑놈이 아닐까요?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도둑, 배고파 굶는 사람도 있는데 음식을 과식하고 남겨 버리는 음식도둑, 필요 없는 물건을 쓸데없이 충동구매로 사고 마는 물건도둑, 남의 수고와 관심을 잔뜩 받게 하고는 실망시키는 기대도둑, 부모나 조상님의 은혜를 갚지 못하는 은혜도둑 등등…….

오늘 복음에서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예수님을 따르는 행렬이 나타나자 예수님께 간곡하게 자비를 청합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바르티매오에게 조용히 하라고 꾸짖습니다. 그래도 바르티매오는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바르티매오에게 조용히 하라고 꾸짖던 사람들이, 예수님이 부르자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라고 말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큰 인심을 쓰듯이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바르티매오가 단순히 앞 못 보는 거지가 아닌, 당시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행동했을까요? 오히려 어떻게든 예수님 앞으로 서로 모셔가려고 애를 썼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 역시 또 한 명의 도둑놈 모습입니다. 자기에게 이득이 되면 취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치려는 모습들. 다른 사람이 받아야 할 은혜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도둑놈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바르티매오를 고쳐주십니다. 바로 이 모습이 우리들이 나아갈 길이며, 도둑놈이 되지 않는 길입니다.

내가 훔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것들을 얼른 제자리에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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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마음이 지쳐 있을때('좋은 글' 중에서)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마음 마저 막막할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 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 스치고 지나는 먼 회상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고단한 인생길 먼 길을 가다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것만 같은 시기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길 기다리며

더 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Many rebuked him and told him to be quiet,

but he shouted all the more,

"Son of David, have mercy on me!"

(Mk 10.48)

Be Still Thy Soul - An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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