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용 청거북 새끼를 기른 일이 있습니다. 어항에 넓적한 돌들을 넣고 물을 채우고 나서 청거북 네 마리를 넣었습니다. 그후 청거북들은 내가 다가가면 내 쪽으로 모여들어 밥 달라는 듯이 유리벽에 나란히 앞발을 올리고 서 있습니다. 어느날 내 방에 찾아온 손님에게 거북 자랑을 하자 손님이 어항 안을 들여다보더니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다며 분명히 네 마리가 있다고 했고, 손님은 아무리 찾아도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가서 확인을 해봤지만 거북이는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잠시 어항 안을 들여다보는 사이 돌 밑에서 기어나온 거북 네 마리가 나란히 앞발을 들고 나를 향해 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주인을 알아보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거북이를 보면서 감탄을 했습니다. 언뜻 보면 눈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의 그 눈으로 어떻게 주인과 주인 아닌 사람을 식별할 수 있었을까요?
미물에 지나지 않는 새끼거북이지만 생명이 있기에 그 작은 눈으로도 분별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천국을 겨자씨에 비유하신 것이겠지요? 티끌보다도 작은 겨자씨지만 생명이 있으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명은 부피를 초월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 속에 그렇게 생명력 있는 천국을 소유하고 있습니까? 그렇게 작지만 하늘씨앗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보이지 않는 것 같고, 한없이 미약한 것 같아도 생명력 있는 천국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천국으로 이루어 가는 큰 역사가 일어날 것임을 믿습니다. ●
최명숙 목사(군산 베데스다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