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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도움은 이웃을 통해 다가옵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2 조회수666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의 도움은 이웃을 통해 다가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25-30)


  언젠가 전철역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어느 한적한 휴일 낮에 큰 사고가 났습니다. 전철과 승강장 사이가 넓어 어느 사람의 다리가 끼였습니다. 곧 전철이 출발할 텐데 그러면 그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것입니다. 겁이 덜컥 난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외쳤습니다.

  “사람 살려요. 다리가 끼었습니다. 도와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무엇이든지 다 해 드리겠습니다.” 이 다급한 목소리에 어느 남자가 달려들었고 그 남자도 큰 소리로 외치자 몇몇 사람이 더 도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스톱’하고 큰 소리로 외쳐 막 출발하려는 전철을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현장에 있었던 수 십 명이 달려들어 전철을 힘껏 밀어 제치고 그를 구해 내었습니다. 다행히 병원에 입원한 그는 한 쪽 다리에 골절상만 입었고 더 큰 화를 모면 했습니다.


  이 보도를 접한 저는 여기서 한 가지 가정을 해 보았습니다.


  그 끼인 사람을 처음 발견하고 달려왔던 한 남자가 병실로 찾아왔습니다. “당신이 살려만 주시면 무엇이든지 다 해 주시겠다고 약속했고 또 내가 당신을 구한 것도 잘 아실 터이니 내게 무엇을 해주시겠습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들은 그 환자가 “아니 그 때는 하도 다급해서 한말인데 그런 것을 가지고 무얼 해달라고 요구하십니까?” “그래 얼마를 요구하시는 겁니까?”하고 화를 내자 그 남자는 아무 말도 없이  빙그레 웃으며 병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남자가 나가자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너무 소홀히 대접한 것은 아닌지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정말 간절히 도움을 원했고 무슨 일든지 다해 주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가 전철 사이에 끼인 나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몇 초만 뒤 늦게 발견했어도 어떻게 되었을 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습니다. 다만 얼마라도 감사 인사를 했어야 했다는 후회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는 그 후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사고를 당한 남자는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 머릿속으로 갖가지 계산과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내가 그 사고 당시 지껄인 말에 과연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하는가? 꼭 그 남자가 날 구해 주었다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전철을 세우게 소리쳐 외친 사람도 있지 않은가? 또 내게 달려와 전철을 밀어 준 사람들, 나를 이 병원까지 데려다 준 택시 기사 등등 꼭 그 남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나를 구해 준 것이지 않은가? 자신의 생각이 사리에 맞는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는 그 남자를 그냥 보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짢은 이야기를 해서 보낸 것이 좀 미안하지만 그 남자도 조금 뻔뻔한 데가 있지 않은지, 그에게 화살을 돌리고 나니 양심이 조금은 편해 졌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그 남자가 예수님이시라고 봅니다. 좀 과한 비유인가요? 우리가 살다보면 괴롭고 힘겨워 얼른 빠져 나가고 싶은 상황에 빠집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주님께 매달리며 기도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언제나 우리의 이웃을 통해 도움을 주십니다. 그래서 주님의 도움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모습으로 다가 오십니다. 그럴 때 그 도움을 주님의 도움이라고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게 고백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큰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것을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믿고 따르기만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 하겠다고 맹서한 것을 대견하게 생각하시고 실제 그런지 살펴보러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신지 제자들에게 보여 줄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쁘셨는지, 오늘 복음의 찬미기도 노래를 통하여 외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머리 굴리며 제 이익을 위해 처신하는 사람들보다는 단순하게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선물인 것을 고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을 더 맞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확실하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당신의 말씀이 우리에게는 멍에라면 멍에인데, 예수님께서는 말씀이시므로 그 말씀이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함께 지켜주실 것입니다. 함께 짐 져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그 짐이 얼마나 가볍겠습니까?


  세계 여러 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 지수를 조사한 발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보다 소득이 낮더라도 빈부 격차가 적으며, 서로 정을 나누는 국민들이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고통은 나누어질수록 가벼워지며.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평범한 진리가 입증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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