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님이시여...

겨울에는 씨앗을 뿌리지 말아야 하나이다.

왜냐하면 싹이 트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릇 세상 사람들은 주변 환경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본인의 계획을 추진하기에만 급급하나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은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지도 않은 채

자신의 정당성만을 과감하게 교육하려드나이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머리에서 나온 논리를

가슴이라는 토지에 억지로 심으려고 고집을 부리나이다.

그러면서

왜 싹이 트지 않는지...

왜 상대가 변하지 않는지...

왜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해서만 짜증을 내고 살아가더이다.

참으로 어리석기만 하나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땅을 먼저 녹인 후에 씨앗을 심으소서.

아무리 똑똑하고 훌륭하더라도 순리를  외면하면

나중에 버림을 받게 되나이다.

분명 이 세상은

나의 욕망과 자존심을 채워주는 어리석은 도구가 아님을

오늘이라도 깨우쳐야 하나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씨앗을 뿌려 열매를 따고 싶으면

먼저 따뜻한 사랑으로 훈훈한 바람을 일으키소서.

합리적인 논리로 공격하기 전에

땀베인 손으로 메마른 손 잡아주소서...

권위로 명령하기 전에

상대의 부족함과 약점을 남모르게 함께 아파하소서...

가슴이 변해야 사람이 변하고

사람이 변해야 모든 일이 이루어지나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가슴은 무한히 넓고

머리는 지극히 좁으나이다.

가슴은 무한히 크고

머리는 너무나도 작으나이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공격하지 마소서.

님이시여...

사람은

사랑으로 크고

사랑으로 작아지나이다.

    - 들꽃 마을 에서 최영배 비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