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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의 여정 ----- 2006.11.4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4 조회수54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원장신부님 강론말씀)

 

 

 

2006.11.4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필립1,18ㄴ-26 루카14,1.7-11

                                                          

 

 

 

 

겸손의 여정

 

 



오늘 새벽 독서기도의 시편 구절들 후반부는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라는 말마디의 계속된 반복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영원하신 자비 안에서 숨 쉬며 움직이고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아침 독서기도 후 지혜서의 말씀도 좋았습니다.


“주님은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주님이 만드신 그 어느 것도 싫어하시지 않는다.”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은,

  모든 것이 그분 것이기에 모든 것을 용서하신다.”


“주님은 자비로운 심판을 내리시며

  우리들을 대단히 너그럽게 다스리신다.”


이런 자비하신 하느님을 깊이 체험해갈 때,

자비로운 사람에 겸손한 사람입니다.


결론하여 하느님께 가까워질수록 자비와 지혜에 겸손이지만,

하느님께 멀어질수록 무자비와 무지에 교만입니다.


오늘 1독서 핍립비서에서 바오로의 고백이 감동적입니다.

자비와 겸손의 절정에 도달한 바오로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을 속속들이 체험하신 분임이 분명합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내가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지금도 살든지 죽든지

  나의 이 몸으로 아주 담대히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


“나의 바람은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편이 훨씬 낫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 육신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여러분에게는 더 필요합니다.”


완전히 자기가 비워진 겸손의 자리에

그리스도로 가득 찬 바오로의 내면입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 체험의 자연스런 부산물이, 은총의 선물이 겸손의 열매입니다.

 

노력으로 쟁취하는 겸손이 아니라

하느님 체험을 통해 주어지는 겸손의 선물입니다.


하느님 체험 없이는 결코 겸손할 수 없습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이자, 성숙의 잣대가 겸손입니다.


이런 겸손의 관점에서 오늘 복음을 이해하면 그 뜻이 분명해집니다.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들,

우리 인간의 자연스런 경향이기에 전혀 탓할 바 못됩니다.

 

보이는 것을 향하여

높아지기 경쟁,

모으기 경쟁,

쌓아두기 경쟁,

채우기 경쟁에 쏠리기 쉬운 탐욕과 교만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믿는 이들은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으로 살아갑니다.


부단히 낮아지고,

비우고,

버려가는 겸손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게 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역설적으로 내려가는 길이 올라가는 길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겸손으로 낮아지면서 높아져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계속 낮은 곳으로 물처럼 흐르고 흘러

마침내 하늘에 맞닿은 ‘바다 하느님’에 이르는 겸손한 우리들입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11,29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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