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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 저녁묵상] 약속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5 조회수522 추천수4 반대(0) 신고


약속

첫영성체 하던 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착한 어린이가 되겠다고 주님과 약속하였건만, 3일도 못 되어 그 다짐은 물거품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신학교 입학하던 날, 이제 모든 삶을 아버지 하느님께 의탁하셨던 당신의 모습을 닮겠다고 주님과 약속하였건만, 첫날 밤을 지내면서 ‘과연 내가 이곳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고 걱정하며 주님께 의탁하기를 두려워하였습니다.


군대 가던 날, 어떠한 훈련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지라고 주님 앞에서 굳게 다짐하였건만, 훈련소 생활 3일도 못 되어 나도 군종병으로 빠지지 않을까 하며 편한 군대생활을 기대하였습니다.


사제품을 받던 날, 주님 앞에 엎드려 당신이라는 샘물에 푹 젖어 살겠다고 주님과 약속하였건만, 지금 내 삶의 모습은 당신이라는 샘이 아닌 세상 물에 젖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주님이라는 샘물에 푹 젖어 살겠다고 그렇게 약속하였건만 그렇지 못한 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일 년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늘 그분께 무엇을 하겠다고 약속만 하였을 뿐,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분은 거짓말쟁이며 허점투성이인 저를 한 번도 외면하신 적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럴 때마다 그분은 더욱더 제 곁에서 함께하시려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그분이 제게 보여주신 당신 삶의 모습입니다.


저는 바로 그러한 분을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희망 속에서 그분과 끊임없이 약속을 합니다.


비록 나의 부족함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때 주님께서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시기 위해서 제게 다가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김정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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