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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시끌벅적 식사시간 / 김희자 수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6 조회수822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년 11월 6일 연중 제31주간 월요일


너는
점심이나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 사는 이웃 사람들을 부르지 마라.

그렇게 하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 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루가 14,12)

 

 When you hold a lunch or a dinner,
do not invite your friends or your brothers or sisters
or your relatives or your wealthy neighbors,
in case they may invite you back and you have repayment.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하여 대접하기를 당부하십니다. 그래야 그 보답을 하느님에게서 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

 

 우리는 보답을 바라며 선을 행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흥부의 큰 행운을 부러워하며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 치료해 주는 놀부의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성인들은 보답을 바라지 않고 선 자체를 행하기를 즐겨하였습니다. 훗날 하느님의 보답을 남겨 둔 채 선 그 자체가 항상 행위의 기쁨이요 대가였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상선벌악의 법칙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진리입니다.

 

 

시끌벅적 식사시간

                                                

   오늘 복음에 장애인, 가난한 이, 눈먼 이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초대받아 차별 없이 식탁에서 편하게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예수님은 탕자와 소외당한 이, 스스로를 무가치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이들과 가난한 사람들, 장애인을 초대하여 손님으로 후대하는 분이시다.

 

   식사는 우리가 한 식탁에 둘러앉아 자양분을 얻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일상적인 축제다. 사랑을 담은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국계 미국 프로 축구선수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아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 놓고 출근했다가 저녁 무렵에 돌아와 저녁상을 차려주고는 다시 야간 근무를 하러 갔다고 한다. 하인스 워드의 힘은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밥 힘’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무척 무뚝뚝하셨다. 다함께 하는 아침식사는 마치 예의범절 교육시간 같았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좋은 반찬이 있으면 늘 자식들에게 양보하셨다. 워낙 식구가 많다 보니 고깃국을 끓여도 고기는 몇 개밖에 돌아오지 않았으나 아버지의 국그릇에는 좀더 넉넉하게 넣어드리는 것이 우리집 예의였다. 아버지는 그것을 남김없이 건져 하나씩 우리들 그릇에 넣어주시면서 ‘나는 밖에서 많이 먹으니까’ 하셨다.

 

   수녀원의 식사시간은 반나절, 또는 하루를 새로운 마음으로 보게 하는 영적이고 창조적인 자리다. 나이·취미·성격이 모두 다르지만 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신비스럽기도 하다. 공동체는 때로 희생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희생은 우리가 공동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특별히 침묵을 지키는 때가 아니면 우리 수녀원의 식사시간은 늘 시끌벅적하다. 이야기 소재는 자신이 읽은 책, 알고 있는 상식, 본가 방문 때 배우고 느낀 것, 새로운 소식 등 무궁무진하다.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는 날마다 재미나는 이야깃거리를 준비해 두었다가 오락시간이 되면 형제들을 웃겼다고 한다. 그는 천성적으로 유머 감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결코 주목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형제들을 사랑했던 까닭에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우리는 창조적인 잔치 방법을 익혀갈 의무가 있다. 소비자적 자세(사랑받고 용서받고 받아들여지는)가 아닌 공동체의 적극적 생산자로서 좀더 활기있고 신나는 노래와 이야기, 짤막한 소식을 알아내야겠다. 이런 것이 제대로 준비되면 식사를 비롯해 공동체의 삶과 나눔, 맡은 사명이 촉진되고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게 된다.

-김희자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 주님여 이손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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