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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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7 조회수760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6년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For, I tell you, none of those men

who were invited will taste my dinner.

(Lk14.23)

 

제1독서 필리피서 2,5-11

 

복음 루카 14,15-24

 

우선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새벽 묵상 글이 너무나 늦었지요. 사실 어제 대전에 갔었습니다. 제 동창 신부의 아버님께서 어제 새벽에 주님 곁으로 가셔서 문상 드리러 대전에 갔다가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왔지요. 그러다보니 늦잠을 자고 말았네요. 여러분의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면서, 오늘의 ‘새벽을 열며’ 시작합니다.

어제 대전에 갔다가 다시 강화로 올라오는데 체험했던 것 한 가지를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대전을 출발할 때, 비가 참 많이 오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지요. ‘내일이 입동이라고 하던데, 내일부터는 엄청 추워지겠구먼.’ 아무튼 라디오에 귀를 맞추면서 강화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지금 서울에서는 첫 눈이 오고 있습니다.”

서울이 더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대전에는 이렇게 비가 오는데 서울은 눈이 오는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위쪽으로 가면 나 역시도 흰 눈을 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한참의 시간을 지나서 드디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 싶었던 흰 눈은 눈을 아무리 비벼 봐도 보이지 않더군요. 바로 그 순간 라디오에는 이러한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지금 청주 지역에서도 첫 눈이 오고 있습니다.”

경부선 고속도로를 탔기 때문에 분명히 청주 지역도 지나갔는데, 그곳을 지나갈 때에 비만 보았거든요. 그런데 그 비가 시간이 지나서 눈으로 바뀌었나 봅니다.

참 재미있더군요. 서울부터 충청도까지 분명히 눈이 왔는데, 그리고 저 역시 그 지역을 분명히 지나갔는데, 약간의 시간 차이로 인해서 저는 눈을 조금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지역을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보지 못했다고, 사람들에게 “흰 눈이 언제 왔다고 그래. 내가 분명히 그 지역을 지나갔는데, 눈 조금도 오지 않았어. 뻥 치지 마~~~”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내 자신이 분명히 체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부족한 내 자신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내가 체험한 것은 불변의 진리라고 하면서 얼마나 큰 소리를 내고 있나요? 하지만 그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불변의 거짓으로 판명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일은 인간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들이 너무나 맞습니다. 오늘 복음만 해도 그렇지요. 이 세상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도 들어갈 것 같지만, 그들은 세상에만 집중되어 있다 보니 하느님 나라의 초대에 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래서 오히려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기준과 우리 인간의 기준은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하느님 기준이 아니라 인간의 기준에 우선순위를 맞추고 있을까요?

이제는 주님의 기준에 우선순위를 맞추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주님의 잔치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날씨가 상당히 추워졌습니다. 월동준비 확인하세요.



유리병 속 벼룩('달란트 이야기'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뛰는 벼룩 한 마리가 있었다. 그는 발군의 점프력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높이뛰기 부문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가 끊임없이 경신하는 신기록들은 실로 눈부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평소와 같이 좀더 높이 뛰기 위해 맹훈련을 하다가 덜컥 유리병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때마침 한 아이가 무심코 그 유리병의 뚜껑을 닫고는 선반 위에 올려놓고 가버렸다. 벼룩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리병 곁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그는 태연한 얼굴로 오히려 친구들을 위로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누굽니까.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점프력을 가진 챔피언입니다."

날마다 그는 온힘을 다해 높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번번이 병뚜껑에 등을 부딪치고는 맥없이 내려와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지쳐갔고 유리병 곁에서 응원하던 벼룩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마침내 혼자 남은 그는 결국 유리병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어느 날 문득 선반 위에서 유리병을 꺼낸 아이는 그 속에 벼룩 한 마리가 들어 있음을 발견했다. 아이는 병뚜껑을 열어 벼룩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챔피언은 유리병 안을 느릿느릿 기어다닐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참다못한 아이가 혀를 차며 벼룩에게 말했다.

"쯧쯧.. 이 녀석아! 네게는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점프력이 있잖니. 그런데 왜 뚜껑을 열어줬는데도 밖으로 훌쩍 뛰쳐나가지 않는 거니?"

벼룩은 힘없는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며 간절하게 애원했다.

"부탁입니다. 날씨가 춥군요. 뚜껑을 닫아주시면 안될까요?"

 

 

Blessed is the one who will dine in the Kingdom of God.

(Lk14.15)

 


Dre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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