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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첫 고해성사 / 글 시각장애인 최남진(베드로)
작성자김정환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7 조회수653 추천수6 반대(0) 신고

 

 

        첫 고해성사 / 글 시각장애인 최남진(베드로) 성당 뒷켠 한 모서리 고해소 앞에 줄을 섰다 내 앞의 두 할머니는 끊임없이 기침을 해댄다 산란한 마음을 추스르려는게지 나 처음 고해성사 보던 날 저 할머니들처럼, 마른기침하면서 꿀꺽굴걱 침 삼켰네 원장수녀님에게 이끌려 고해소에 들어가 무릎꿇어 난생 처음 해본 내가 지은 죄의 고백 신부님의 보속 말씀, 내가 고백한 죄의 낱낱들 이젠 아득하네 무슨죄를 그리 많이 지었길래 30분이 넘도록 고해소에 있었냐는 원장 수녀님의 걱정과 근심 엄동설한인데 땀 범벅이 된 내 얼굴을 닦아주셨던 수녀님의 손길만이 생생할 뿐이네 죄와 악으로 얼룩지고 찌든 세상 옷 벗고 하늘나라 새 옷을 입었던 그 날 영세 받으며 죄 짓지 않고 살겠노라 마음 결정했지만 고해소 앞 지나칠 적마다 들어갈까 말까 발길 주춤거리네 가고 싶은 고해소 마치고 나면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속 후련한 고백의 성사 고해소는 가도 좋다는 푸른 신호등 고해성사는 죄와 악의 길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경고의 빨간 신호등 고해소는 사나운 폭풍우 속에서 바닷길을 비쳐주는 구원의 등대 고해성사는 죄와 악의 길목에서 방황하는 나에게 참회와 환희를 가리켜 주고 일러주는 이정표이네 나의 첫 고해성사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주님 잡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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