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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으로 모든 것을 얻으리니 <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8 조회수786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랑으로 모든 것을 얻으리니 

        엘리사벳 르쇠르의 삶과 교훈

 

 

밖에는 잿빛 구름이 봄 하늘을 가로질러 힘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안에서는 한 여인의 침대 곁에 방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몇년이 지난후 그녀의 남편은 이렇게 회고했다.

 

 "사람들은 아내가 가는 마지막 길에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찾아와 그녀 곁에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내가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 찾아왔고, 진심어린 애도와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갔습니다."

 

그녀의 장례식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애도를 표하자 장례미사를 집전하러 온 사제가 놀라서 물었다.

 

 "이 여인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그녀의 이름은 엘리사벳 아리기 르쇠르였으며, 19세기 중엽 파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48살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엘리사벳은 생활이 윤택한 중산층의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났다. 지적이고 교양을 갖추었으며, 사리분별이 빠르고 명민했다. 라틴어, 영어, 러시아어를 두루 섭렵했고, 죽음이 가까웠을 무렵에는 이탈리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가 되었다.

 

엘리사벳은 짙은 갈색의 구불거리는 머릿결을 가진 매력적인 여성이었고, 광대뼈가 두드러지고 눈빛은 쾌활함과 따뜻함으로 빛났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그녀의 장례식에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를 전부 설명해 줄 수는 없다.

 

하물며 1934년에 그녀가 시성된 이유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엘리사벳이 갖고 있던 숨겨진 매력과 거룩함의 비밀은 그녀가 결혼한 직후 보여 주기 시작한 극적인 내적 체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령께서 돌보시다

 

 

엘리사벳이 펠릭스 르쇠르를 만났을 당시, 그녀는 스물 한 살이었고 안락하고 즐겁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 펠릭스 역시 부유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나 파리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고, 프랑스 식민지 중 한곳에서 의사로서의 삶을 시작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하기 직전, 엘리사벳은 펠릭스가 더 이상 그리스도 신앙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투쟁적이며 세속적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그런 부류의 서적을 접하면서 신앙을 버리고 스스로 무신론자라 칭하며 '극단적인 반종교주의자' 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엘리사벳은 펠릭스를 매우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의 신앙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해도 좋다는 그의 말을 믿고 1889년 7월 312일 그와 결혼을 했다.

 

그러나 엘리사벳의 신앙을 존중하겠다던 그의 다짐은 변하여 하는 수 없이 억지로 참아주는 식이 되었고, 오래지 않아 엘리사벳의 신앙생활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훼방놓기 시작하였다.

 

펠릭스의 노력은 거의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1897년에는 짧은 동안이나마 엘리사벳으로 하여금 가톨릭 신앙을 버리도록 간신히 설득할 수 있었다. 

 

엘리사벳은 펠릭스가 가져다 준 서적들을 열심히 읽었는데, 이런 그의 노력은 역작용을 일으키고 말았다. 성령께서는 엘리사벳의 지성과 이성적인 힘, 판단력을 이용하여 그녀를 의심과 불가지론에서 멀어지게 하셨던 것이다.

 

엘리사벳은 펠릭스가 준 반기독교적 서적과 교회의 성인이나 교부, 교회학자들이 저술한  문헌 간에 조화를 이루어가며 자신만의 종교적 수련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신약 성경을 읽고 또 읽었다.

 

엘리사벳의 흔들리던 신앙은 다시 안정을 찾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신앙은 더욱 확고해졌고, 어떠한 논쟁과 반대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굳건한 신앙

 

 

엘리사벳은 성인 성녀들의 글들을 수집해서 읽고,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기도하고, 매일같이 성경을 읽었다. 이것은 아주 간단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를 보라! 그녀는 불변의 확고한 신앙을 얻었다.

 

사실 그녀는 수년간 이 작업에 몰두했고, 펠릭스의 비판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성령께서 그녀에게 보여 주신 것을 굳건히 지켜냈던 것이다.

 

그 몇 년의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기도 했다. 엘리사벳은 자신이 깨달은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지만, 르쇠르 일가는 파리의 엘리트 계급과 어울렸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정치인이나 학자, 의사, 음악가, 극작가, 예술가, 언론인 등 그들이 교류하던 사람들은 종교에 관심이 없었고, 공감하지도 않았다.

 

엘리사벳은 이러한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기도와 결심을 매일 일기로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주님의 사랑과 누구의 삶에서든 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게 해 주시는 주님의 권능에 대한 확고 부동한 믿음의 증거를 남기게 되었다.   


            

                                                        <말씀지기 / 앤 바튼혼>

 

* 이 글을 쓴 앤 바튼혼은 플로리다 잭슨빌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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