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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게임 이론을 극복해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8 조회수673 추천수5 반대(0) 신고

 

 

<게임 이론을 극복해야>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가 14,26-33)



  현대 경제학자들은 복잡한 경제 활동을 설명하기 위하여 ‘게임 이론’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로섬 게임’과 ‘죄수의 딜레마’ 이론을 살펴보면  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하는 무의식을 살펴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고자 게임이론이 등장했습니다.

 

  제로섬 게임이란 두 상대방이 한 편이 이득을 보면 다른 편은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로 주로 주식시장의 행태를 설명하는데 쓰입니다. 이런 것을 경험적으로 자주 접하다 보니 이 제로섬 사회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생활에서도 그런 줄 알고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심지어 부부지간, 형제지간에도 주고받기가 철저히 지켜져야 공정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지부식간에 그 이론이 마치 진리인 것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죄수의 딜레마 이론은 죄를 지은 A, B 두 죄수가 따로 독방에서 심문을 받을 때 발생하는 경우를 따지는 이론입니다. 아직 확고한 증거가 없어 오직 자백에 의존해서 죄를 찾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심문관이 두 사람에게 서로 모르게 한 뒤 이렇게 제안 합니다. 상대보다 먼저 죄를 자백을 하면 벌을 반감해 주겠으나, 만약 다른 자가 먼저 자백하면 너는 주범으로 인정되어 가중 처벌 받을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면 두 죄인은 오래 지나지 않아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어 각자 죄가를 덜 받으려고 지은 죄를 고백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즉 상대를 신뢰해서 끝까지 자백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한다면 둘 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 날 수도 있지만, 만약 상대가 먼저 자백하면 자기는 억울하게 주범이 되어 가중 처벌 받을 테니, 상대를 배반하더라도 얼른 자백하여 가벼운 벌을 받아야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이론입니다. 그래서 모두 죄를 자백하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전체가 이익이 되는 길을 택하지 못하고 개인의 이익을 우선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게임이론은 모두 인간들이 가지는 불신 심리에 근거해서 설명되는 이론입니다. 우리사회에 큰 걱정거리인 부동산 투기나 기업윤리 실종, 부정부패는 이 게임이론이 적용되는 현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체 사회이익을 말로는 외치면서도 실제 행동은 다르게 행동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바로 이런 인간들의 불신감을 없애라는 요구입니다. 사람들 끼리 가지는 뿌리 없는 신뢰에 근거하기 보다는 주님께 대한 신뢰를 지니라는 말씀입니다. 내가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위와 같은 일반적 사람들의 심리를 완전히 끊어 버려야 새로운 인류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위의 게임이론은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일지는 몰라도 우리가 추구해야 될 하느님 나라의 모델은 전혀 아닙니다.

 

  게임이론이 적용되는 곳은 다름 아니라 정글에서나 통할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일 따름입니다. 지옥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 악을 이기는 법은 오로지 그 게임이론이 언제나 성립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자기희생을 통한 베풂이 오히려 사회 전반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인식을 우리 각자가 뇌리에 새겨야 하는 것입니다. 악을 이기는 것은 오직 선을 통해서 입니다.


  1996년 나이키 운동화가 한참 줏가를 올리다가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어린아이들을 저임금으로 노예처럼 부려먹으며 큰 이익을 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미국 소비자 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나이키 불매 운동이 불붙었고, 당장 이듬해 매출이 67%나 감소하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러자 나이키 회장이 공개 사과를 하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그런 잔인한 노예와 같은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어린아이 근로를 없애겠으며 그 나라에 복지 사업을 통해 책임을 표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전 세계 경제 주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당장의 이익보다 사회전체에 기여하는 기업이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은 오히려 쉽게 죄를 감추고 드러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큰 위기 상황에 놓이지 않는 것입니다. 큰 위기가 없었으니 뉘우침도 약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이천년 전에 말씀하신 제 십자가를 지라는 간구를 지키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계명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 개인들도 기업에게 그 아픈 경험을 오히려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잘 못 나가는 기업들을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염문제, 근로착취, 회계부정, 부조리를 감시해야 합니다. 기업과 정부, 개개인들이 모두 깨끗하고 희생정신을 갖추어야 온 사회가 건강하고 유익하게 된다는 경험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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