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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음을 이기는 성전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09 조회수648 추천수4 반대(0) 신고

 

 

<죽음을 이기는 성전>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요한 2, 13-22)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거룩한 성전이신 당신 몸이 허물어져 사흘 만에 다시 세워질 것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앞두고 자기가 살아온 생활을 돌이켜 볼 때 얼마나 무가치 하고 쓸데없는데다 정신을 팔았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할아버지의 기도를 쓴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자신이 암으로 대수술을 여러 번 받았고 또 암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겪은 죽음에 대한 통찰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병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무엇이 중요한가를 문제 삼게 만든다. 그때 가치의 완전한 재 전환이 이루어진다. 일찍이 누군가가 그것은 경종과도 같은 것이라고 내게 일러 준 적이 있다.

  나는 “진짜 자기 귀를 열어 주고 진짜 자기 눈을 뜨게 하는 것”이 바로 암이 사람들에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있는 우리는 특수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두렵고 외롭고 비참한 인간일 뿐이지만, 위기에 대응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인간이기를 꺼리지 않는 한, 그것이 바로 희망이다.


  암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대하는 법,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법 그리고 쓸데없는 일을 영원히 잊고 자신의 삶 속에서 더 많은 만족을 얻는 법에 관해서 아주 많은 것을 배우게 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앓고 있는 암이 둘도 없는 축복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암에 걸리고 나서야 나는 들이마시는 숨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사실과 낱낱의 생각에 정말로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지금 이 순간이 전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나의 다른 모든 선생님들이 가르쳐 준 것은 관념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암 덕분에 나는 삶을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죠. 암에 걸리자 죽기 전에 다시 태어나는 것은 이제 나에게 달린 문제가 되었습니다.


  거룩한 성전에서 조차 거룩한 삶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사랑의 채찍입니다. 단 한 마리의 양도 잃지 않으시려는 선한 목자가 휘두르는 채찍입니다. 사랑의 열정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요즘 베스트셀러에 배려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야스퍼거 신드롬’을 이야기 합니다. 남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는 일종의 장애라고 합니다. 이기심과는 달리 그들은 남의 입장을 처음부터 생각에 넣지 않습니다. 남의 입장을 알면서도 자기욕심 때문에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성전에서 조그만 이득을 보자고 희생물과 돈을 환전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행동을 한 것입니다.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 이기심만 부린 것이 아닙니다. 아마 그들도 성전에서 팔고 산 이익금으로 열심히 생활했겠죠. 아주 가난한 자들 일지도 모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오셨던 예수께서 오히려 화를 내시며, 그들을 물리치신 데는 다 이런 연유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만을 살피려하고 다른 것, 보다 가치 있는 것에는 눈길조차 두지 않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몰랐다면 배워서 알아야 합니다. 그래도 모른다면 누군가가 나서서 가르쳐 주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가르침을 주는 곳이 바로 성전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르치고 배워야 할 모든 인간들이 그 배움의 장소, 거룩한 터를 한낱 쓰레기터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 가르침으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분의 모든 행적과 말씀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으라고 요청하십니다. 이제 한 곳에만 머물러 있는 성전은 그 가치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당신께서 살아있는 성전을 지으셨습니다.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성전입니다.


  당신 몸을 받아먹고 모시는 사람은 이제 거룩한 성령을 자신의 몸 안에 모셨으니 그 몸도 거룩한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죽음을 이기는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제 가슴을 때려주십시오

                                    -존단


    삼위의 하느님, 제 가슴을 때려주십시오.

    당신은 여태껏 노크하고, 숨쉬고, 빛나고, 고치려 했습니다.

    이제는 저를 밀치고, 깨뜨리고, 불고, 태워 새롭게 하십시오.

    제가 일어나 설 수 있도록.


    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포위된 거리.

    당신을 모시려 애쓰나,

    오, 아무런 소용조차 없나이다.

    내 속에 자리 잡은 당신의 총독과 이성이

    나를 지킬지라도

    나는 사람들의 연약한 포로가 되어 약해집니다.

    몹시도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 소원 하옵건만

    당신의 원수와 결혼하게 약속되어 있사옵니다.


    주님, 이혼시켜 주십시오.

    그 교묘한 매듭을 풀어주시고 찢어주소서.

    나를 데려다 가두어주소서.

    당신이 가두지 않으시오면

    아! 주님, 나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오며,

    정숙한 자 될 수 없사옵니다.



검은 돛배 (바르꼬 네그로: Barco Neg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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