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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나빔(Anawim)
작성자김선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1 조회수7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찬미 예수님!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 복음 16 13

 

어떤 할머니가 행상을 하면서 어렵게 모은 자신의 전 재산을 모 교구에 헌납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뿐만아니라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자신의 현실을 정리하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재산을 좋은 일에 써 달라고 유언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이곳 미국의 게임 프로에서 거금을 얻는 승리를 갖게 되는 장본인들이 여러 질병의 연구단체나 사회복지 시설에 헌납하는 경우도 많이 보아 왔을뿐 아니라 딸애의 재활치료시설에는 어김없이 입구의 벽면에는 도움을 준 인사들의 이름이 판넬화된 액자에 걸려 있는 것은 흔한 일이다.

 

히브리어로 아나빔(Anawim)이란 마음이 가난한 자, 가진것 없는 자, 라는 뜻으로 신앙인으로 갖춰야 할 우선의 덕목으로 뽑힌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시면서 두개를 다 가지려고 갈팡질팡하지 말고 과감히 세속의 재물을 버리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높히신다고 한다.

 

오래 전에 남편이 미국에서 자신의 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 갔을때 재직하고 있던 학교에서는 사택을 내 주어서 살 거처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집을 해결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남편은 학교 강의외에 프로젝트를 하느라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결과적으로 몇해가 지난 후 집도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딸애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많은 돈을 소비했었다.

 

동시에 딸애의 재활을 위해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이미 마련해 놓았던 많은 재산들을 값없이 처리해야 했었고 미국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재산을 모으려고 했던 과거에는 무언가에 쫒기는 기분이었고 그다지 평화를 느끼지 못하고 살았었다. 퇴근도 없고 주말도 휴일도 없는 남편과의 가정 생활이 불만스러웠고 무엇을 위해서 달려 가는가에 대한 의심이 새록새록 치솟곤 했었다.

 

그런데 딸애의 고통스런 장애와 투쟁하는 동안에 오로지 목표는 딸애의 재활이었고 그 주체는 늘 하느님이었기에  재산을 모은다거나 집을 장만하는 일에는 생각을 두는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 놀랍게도 재산을 늘리려고 무엇을 노력한 것도 아닌데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넘치는 풍족을 주시는 것이었다.

 

의료비가 한국의 세 배는 되는 미국현실 속에서 딸애에게 필요한  수많은 의료 기구와 병원비, 재활 비용을 모두 무료로 해결해 주시는가 하면 딸애의 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이 주변에 비해 세금도 많이 내고 환경이 좋아서 집값이 조금 비싼 곳인데 윌체어가 집안을 다닐 수 있도록 편리하게 지은 근사한 집도 짓도록 허락해 주시는 것이었다.

하느님께 모든 걸 다 맡기고 그저 그분을 찬미하고 경배했을 때 하느님은 놀라운 신비를 선사하신다고 난 생각한다. 아무리 부족하고 변덕이 심한 인간이지만 그 분앞에 자주 가까이 가면 갈수록 너무나도 많은 걸 깨닫게 해 주시는 분이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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