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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 2.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1 조회수704 추천수2 반대(0) 신고

 

 

<인간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 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 16,9-13)



  불의한 집사의 비유 부분(16,1-7or8or9)이 9-13절의 해설부분으로 인해 그 뜻이 한 곳으로 모아집니다. 이 9-13절 부분은 독립되어 전승되던 세 개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루카저자는 복음서를 작성할 때에 ‘재물(mammon)과 불의(adikia)’ 라는 공통되는 단어를 연결고리로 하여 한 단락에 모았고, 그럼으로써  저자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게 만들었습니다.


  재물(mammon)은 불의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느님으로 향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들에게 재물은 소문과 평판 못지않게 두려운 것입니다. 속담에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고 했듯이 인간들은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당장 필요한 재물과 소문을 더 두려워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합니다. 남보다 덜 가질까 겁을 냅니다.

 

  자기 주머니에 땡전 한 닢 남아있지 않을 때 그는 온갖 공포와 외로움을 느낄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믿을 것은 재산이라고 실감하면서, 돈이 효자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들은 재물을 첫 째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두려워하는 것을 아낌없이 사용하라고 합니다. 이 세상의 재물을 친구를 만드는데다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쫒겨 난다면 그것은 더 큰 공포이기 때문입니다. "바깥 어두운 데(마태 22,13. 25,30)" 는 지옥입니다. 그것이 두려워 이 불의한 집사도 자기 몫을 나누어 채무자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재물이 없어질 때 자신을 ‘저희 집으로(4절b)’, ‘영원한 거처로(9절b)’ 맞아들이게 준비 하였습니다.

 

  루카저자는 재물의 올바른 사용이 결국은 구제 사업에 쓰여야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하느님께 받아들여지는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재물이 비록 불의하지만 그 사용에 있어서는 적절하고도 신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것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는지 시험장이 되는 것입니다. 각자가 종말시기를 살고 있다는 심정을 지닌다면 비록 불의한 것이라도 올바로 사용함으로서 정의로운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칼과 같아서 쓰는 사람에 따라 살인검도 되고 활인도도 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루카저자는 하느님을 섬기는 것과 재물을 섬기는 것이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마태오저자는 산상 설교에서(6,24) 하느님과 재물 중에 양자택일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철저하게 한 쪽을 버려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와는 달리 루카저자는 소유의 전적인 포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소유하더라도 그 전적인 포기 못지않게 하느님과 사람들을 섬기는 데만 사용하라는 요구입니다.


  이렇게 볼 때 16,1-8 절까지의 의미가 분명해 졌습니다. 비록 불의하게 살아왔고,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른 것을 더 귀하게 의식하는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이제는 종말의 때이니 만큼 신속한 판단과 합당한 처신을 하여 위기상황을 벗어나라는 비유인 것입니다.


  이 불의한 집사의 비유를 ‘위기의 비유’로 본 J. 예레미아스나, 바리사이와 원로들과 ‘논쟁의 비유’로 본 카두와 다드의 해석은 이제 한 곳으로 모아졌습니다. 8 절의 Kyrios 가 부자든, 예수님이 되던 간에 루카저자가 말하려는  의미를 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라는 것입니다.


  이제 상황은 돌변했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비록 하느님을 모시는 것에 소홀했었더라도 늦은게 아니니 이제라도 자기에게 제일 귀한 것을 사람들과 나누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어야 하는 것이며, 그 길이 바로 하느님을 섬기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주여, 2000 년 전에 하신 말씀이

    지금도 우리 가운데에 살아 있고

    힘이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이해하고

    우리 안에서 살도록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 무능하고 힘이 없습니다.

    우리가 이 말씀을 진실하게 받아들이고,

    이 말씀이 드러내주는 가르침에

    우리 삶을 열어드릴 수 있도록 청합니다.

    말씀으로부터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청합니다.

                 - C.M. 카르티니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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