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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3일 야곱의 우물- 루카 17, 1-6 묵상/ 도대체 언제까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3 조회수612 추천수2 반대(0) 신고

도대체 언제까지?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것보다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내던져지는 편이 낫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루카 17,1-­6)

◆중림동성당이 서울역 뒤에 있는 관계로 우리 예비자반은 노숙생활을 하는 만45-­55세 남자 여덟 분과 함께하고 있다. 다행히 한 자매의 도움으로 기초생활수급자에 등록되어 공공근로를 하고 있지만 하루하루를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병들어 일상 업무를 할 수 없는 분, 밥보다 약으로 사는 분들. 상처가 많은 이들은 세상에 대한 벽을 높게 쌓을 뿐 아니라 자격지심으로 언제나 소외당하고 늘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자기도 모르게 서로 상처를 내기도 하고,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다 파출소에 잡혀가기를 밥 먹듯 하고 일부는 다시 노숙자 생활로 돌아간다. 화요일 저녁미사 후 수녀님의 공동교리에 이어 나눔 시간을 가지는데 처음엔 말 한마디 하지 않던 형제들이 이제는 끝나는 시간도 잊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 중에는 거짓말하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그냥 들어준다. 지난 밤 술에 취해 주위 사람들을 괴롭힌 일도 마치 딴사람이 한 것인 양 말이다.

 

교리실에 오면 순한 양 같은 사람들이 술에 취하면 이성을 잃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리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의 힘든 삶을 이해하면서도 도대체 언제까지 그들을 참아주고 용서해야 하는지 주님께 묻곤 했다. 일주일 내내 술에 취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던 한 형제가 요로결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걱정보다 이 형제가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을 덜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일주일 뒤 퇴원한 그 형제가 사람들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진정한 화해가 되고, 주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제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형제들이 변화되어 새로운 자녀로 태어날 수 있도록 주님, 은총을 허락하소서.”

임종심(서울대교구 중림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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