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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56) 한턱 멋지게! / 김귀웅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3 조회수709 추천수4 반대(0) 신고

 

 

 

                 < 한턱 멋지게 >

 

                                              글쓴이: 제주도 신창성당 : 김귀웅 신부님

 

 

11월 둘째주 연중 제 32주일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마르 12,38-44)

 

 

 

내일 나는 오랫동안 존경해왔던 분과 만난다.

식사 시간, 그분과 무엇을 먹을까?

분식집에 가서 라면과 떡볶이에 순대를 곁들여 먹을까,

아니면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에 탕수육을 먹을까?

 

음, 그보다는 얼큰한 해물탕을 앞에 놓고 속 시원한 이야기를 나눌까?

아니면 멋지게 레스토랑에 가서 분위기를 잡아볼까?

 

이제 그 식사에 드는 비용을 생각해본다.

라면 한 그릇씩 사먹어도 5천원이요,

설렁탕을 먹어도 1만원,

뭐 요리 되는 것을 먹으려면 3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매주 성당에 가서 예수님과 만난다.

우리가 드리는 미사는 먼저 예수님과의 만남이고, 이 만남의 자리에서 우리는 성체성사라는 거룩한 식사를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다.

 

미사 중의 봉헌금은 내가 좋아하는 예수님과 만나 식사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예수님을 대접해 드리기 위해서 얼마의 예산을 책정할까?

 

이번 주일 예수님과의 데이트에서 나는 예수님께 라면을 대접해 드릴까,

설렁탕 한 그릇을 대접해 드릴까?

아니면 근사하게 불고기 파티라도 할까?

 

얼마 전에 한 친구신부가 들려준 이야기다.

주일마다 성물방에 들러서 신자들이 구입한 성물을 축성해 주는데 할머니 한 분이 볼 때마다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천 원짜리로 바꾸어 성당으로 올라가시더란다.

 

틀림없이 봉헌금을 내기 위해서 바꾸어 가실 텐데, 매번 만 원을 천 원으로 바꾸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그만

"할머니, 그걸 뭘 바꿔서 봉헌하세요? 그냥 봉헌하시지요? 그러면 하느님 은총도 더 많이 받지 않겠어요?" 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무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그 자리를 떴다.

 

그런데 며칠 후 다른 자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그 할머니가 몹시 의기소침해서 지내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들려준 사연을 이러했다.

 

그 할머니는 딸의 집에서 사위와 함께 사는데,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아서 딸로부터 매 주일 한 주간의 용돈으로 만 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 원을 받아들고 오신 할머니께서 돈을 바꾸어 일부를 헌금하시는 것인데, "그  만 원을 다 봉헌하시지 그러세요." 하는 말에 속이 무척 상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지금도 우리 가운데에는 가난한 과부의 동전 두 닢과 같은 정성을 봉헌하는 분들이 많다.

나의 봉헌은 그 과부와 같은 봉헌인지 반성해 볼 일이다.

 

하느님께 바치는 헌금은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과부와 같은 정성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 많은 돈을 넣는다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마음을, 어떤 정성을 주일 헌금과 함께 하느님께 봉헌하는가?

 

 

                          ㅡ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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