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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상 3일 장...연령회에서 하는 일
작성자박영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3 조회수1,587 추천수7 반대(0) 신고

임종 전 단계와 호스피스, 임종 후 장례 예절, 그리고 유가족 위로와  문상객들에 대한 적극적인 전교활동 등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호스피스 봉사요 연령회원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연령회에서 일상 일어나는 내용과 회원들의 봉사활동 내용 입니다.

어느 교우가정에 초상이 난걸 가상으로 시작하여 구성해 보았습니다.

......................................................................................................................

 

<초상 첫날>

 

따르릉...따르릉... 

"녜!  연령회장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회장님! 저 요셉인데요. 방금전에 아버님께서 임종하셨어요. 어떻게 해야하죠?"

"아! 그래요?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아버님이 어떻게 해서 돌아가셨죠?.    

"위암으로요..."

"저런? 병실에서 영안실로 내려오실려면 병원에서의 절차가 있으니까  1~2시간은 걸립니다...그 사이에 원무과에 가셔서 정산을 하실때 사망진단서를 5통 발급 받으세요..."

"사망진단서만 받으면 되겠습니까?"

"주민등록증도 챙기세요. 그 사이에 제가 병원으로 가서 준비를 해 드릴께요..."

" 녜! 알겠습니다."

 

<연령회장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먼저 총무에게 연락한다...>

총무님! 요셉 아버님이 지금 위암으로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 하셨어요. 회원들에게

연락 해주세요...녜!...총무는 회원들에게 연락 하고...>

 

<지금 여기에서 2가지 방법으로 구분 된다. 장례를 병원에서 할 것인가? 아니면 시신을 운구하여 성당 영안실에서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아무래도 망자를 위한 연도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성당이 좋다....그래서 성당에 모셔서 하는 것으로 결정.>

 

<회장은 병원 영안실로 가고 있다. 시신이 병원 영안실을 통하여 나오기 때문이다.

총무로부터 연락을 받은 다른 회원들은 성당 영안실에 모여 대기중이다. 회원들 몇명이 모여서 준비를 한다. 형제님들은 수시 준비를 하고 자매님들은 필요한 부속품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회장은 먼저 신부님께 보고하고 간단하게 설명을 드린다.

 

성당 영안실에서는 형제, 자매님들은 위생복으로 갈아입고서 분주히 왔다 갔다한다. 안치실과 빈소를 정리하기 시작 하는데, 그 곳은 형제들의 몫이다. 시신운구대와 수시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는 선종을 알리는 부고 공지서와 꾸리아 부단장에게 연도 공지를 하고, 고인의 명패를 만들고,......

 

바쁠때는 회장의 업무를 부회장과 총무가 나눠서 분담한다.. 마르코씨 전화국에 전화 부탁해요.(빈소에 설치할 임시전화이다. 요금은 유족 집으로 합산 됨)

 

유가족의 자녀중 일부가 성당 영안실로 왔다...

"로사 자매님! 아버님의 초상화 있으세요?"

"아직 준비가 안되었으면 명함판이나 반명함, 주민등록 사진도 괜찮아요."

초상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꽃집, 떡집, 수퍼마켙, 식당엘 연락해야 하는데요...

(가족이 많은 유족 같으면 연령회원들의 코치를 받아 한 부분씩 맡아서 처리한다.)

 

로사 자매가 말하길,

"저희는 잘 모르니까 연령회에서 알아서 해주세요." 하며 부탁한다...회원들은 필요한 곳에다 전화를 한다...

 

꽃집에서는 영정액자와 빈소 제단을 장식할 국화와 제단의 바구니꽃, 문상객을 위한 헌화를 준비하고, 떡집은 인절미와 송편을 준비하고, 수퍼마켙에서는 음료수와 과일, 술(맥주,소주), 1회용으로 국(밥)그릇, 젓가락, 수저, 접시, 커피, 녹차,컵, 화장지, 초, 장갑, 등을 준비하고 식당에서는 밥과 국, 고기와 반찬을 준비한다...

 

제단 위에 십자고상과 영정,성수, 성수채, 초와 촛대, 향, 고인의 명패, 한쪽에 연도책과 연령회 조기,헌화용 꽃을 준비하고 부의함과 조의록과 싸인펜을 준비한다. 책상에 앉아서 조문 오는 문상객 들에게는 유족 중에서 제일 신뢰가 가는 사람이 예의를 갖춰서 접대하도록 하며 다른 사람은 빈소를 정리 정돈 해준다. 문상객을 맞이하는 접객소는 별도의 사람이 서비스를 하며 식 음료를 제공한다.

 

문상객을 접대 하기위한 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알아보자.

육개장이나 북어국, 쇠고기국, 밥, 김치, 삼색전, 홍어, 수육, 오징어회. 꽈리고추, 멸치조림, 인절미, 절편, 송편, 모듬떡, 술, 음료(사이다, 콜라, 식혜), 과일, 오징어채, 육포, 땅콩, 편강, 요구르트, 커피, 녹차, 수저, 젓가락, 컵, 크리넥스, 등

 

주방에서 도와줄 도우미(자매)를 구하고  비닐장갑, 행주, 크린백, 퐁퐁, 분리수거용 쓰레기봉지,등을 준비한다. 연령회 자매회원들은 매, 악수, 손싸개, 발싸개, 두건, 습신, 장갑, 가족수 별 개인초, 등을 준비하고 유족측으로부터 수의와 버선, 향묵주를

부탁하고, 형제님들은 관, 관보, 횡대, 명정을 체크한다.

 

연령회장이 요셉과 같이 시신을 모시고 성당 영안실로 들어왔다. 안치실에다 시신을 모신 후 상주는 고인의 머리맡에서서 자식의 예를 갖추고 연령회원들은 고인을 중심으로 빙 둘러선 다음  회장이 기도를 시작한다. 주님의 기도 1회, 성모송 3회를 바친 후 회원이 순서에 따라 성수를 뿌린 다음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추고서 수시를 한다.

 

시신의 손과 발을 곧게 하고서 매로 묶기 시작한다. 다리부터 시작하여 손목, 허리와 어깨 부위를 묶은 다은 냉동실에 모시므로써 수시는 끝나고, 연도 공지를 받은 레지오 단원들이 연도 바치러 오기 시작했다. 회장은 상주를 사무실로 모시고 가서 지금부터 해야할 일을 설명 해주기 시작했다...

 

장례미사때 신부님께서 강론 준비를 하실 수 있도록 고인에 대한 신앙생활, 개인프로필, 투병생활, 가족관계, 등을 묻고 기록한 다음, 선산이 있는지 여부, 매장이냐 화장이냐, 탈관이냐의 여부, 매장으로 하되 선산이 없는 경우는 우리 성당 공원묘지로 정하여 일을 추진한다. 요셉은 "매장으로 하고 성당 공원묘지로 하겠다고 한다.

 

회장은 성당 공원묘지 관리소로 연락을 취하고 나서 요셉과 또 다른 상의를 했다.

입관은 몇시로 하고 출관시간과 장례미사는 몇시로 정할 것인가를......

입관예절 시간은 대략 사망시간으로부터 12시간 정도 경과 한다음 한다고 알려주고서 내일 11시로 정하고 출관예절은 모레 오전 9시 30분으로 하고 장례미사는 바로 이어서 10시로 정하였다...총무는 이 내용을 빈소 게시판에 공지를 하였다.

 

그리고 유족들은 항상 남들보다 식사를 먼저 챙기라고 일러주고 밤 잠을 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다. 빈소에서 조문 온 문상객들을 맞이 하는 것이 상당히 힘이 들고 어렵고 사흘 동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으므로 단단히 준비하라고 일러준 다음,

임시전화가 설치 되었으니 지인 들에게 부고를 하고 전화요금은 집으로 청구된다고 설명을 해줬다.

 

임종하신 날로부터 삼우제까지 미사를 드려야 하니 성당 사무실에 가서 미사예물을 봉헌하라고 가르쳐 주고, 고인께서 영세 받으셨던 성당에 연락을 하여 영세문서를 팩스로 보내달라고 하고 미사예물과 함께 영세문서를 사무장에게 전해주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성당 영안실 사용료와 성당 공원묘지 사용료도 같이 정산하면 된다고 했다. 연도를 하기 위한 레지오(할머니 기도부대)단원들이 계속 들어온다. 

 

연령회원들은  고인을 위한 연도를 바치고 이렇게 해서 초상 첫날은  끝났다. 형제님들은 상가에서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밤 12시까지는 꼭 대기하다가 집에 들어간다.

                                

 

  <초상 둘째 날>

 

  연령회장은 새벽 5시00분에 일어나 세면을 하고 성당으로 나간다. 6시에 올리는 새벽미사 참례를  하고  영안실을 둘러본다..조용하다..울다 지친 이들은 잠을 곤하게 잘 자고있다.인기척을 내지않고 살펴보았다. 일부 다른 상가의 부지런한 유족은 고인을 위한 미사예물을 봉헌하고 참례를 한다.

 

  집에 오니 7시 30분..... 아침 밥을 먹고나니 8시다. 다시 성당 영안실로 향하였다. 오늘이 찾아오는 문상객이 가장 많은 날이다. 그렇기때문에 상주를 먼저 만나서 확정 지을게 있다. 상주 요셉의 일가 친척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울음 소리에 다시 소란 스러워 진다. 빈소에서 손으로 방바닥을 치며 대성통곡을 하는 일가 친척들!

 

  요셉을 연령회 사무실로 불렀다. 어제는 너무나도 정신이 없는터라 이야길 제대로 못했다. 지금 이 시간에 마무리 지어야 할 중요한 일이 아직 남아 있다. 요셉더러 중요한 이야기니 잘 들으라고 했다. 관을 선택해야 하고 석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장지까지 갈 친척은 몇명 정도이며 차량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이다.

 

  가족 한 사람을 집으로 보내 고인에게 입혀드릴 수의와 관에 넣어드릴 유품, 그리고 향나무 묵주를  가져오게 하고, 관부터 정하기로 했다. 회장은 샘플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한다. 목관류로서 향육 각관, 향나무 1단, 2단관, 솔송1단, 2단관, 오동나무1관,1.5관,2단관이 있고 횡대는 오동, 솔송, 향나무가 있다고 했다.

 

  요셉은 오동나무 2단관으로 하겠다고 한다. 그다음 공원묘지에서 사용할 석물은

천주교 재단 묘지이기 때문에 기준에 따르기로 하였고, 장지에 따라 갈 일가 친척들 은 몇 명 정도가 되느냐고 물어보니 20명 정도라고 한다. 20명 정도면 장의버스 1대면 족하다. 영정을 모실 선두차량은 있느냐고 하니 자기 차로 하면 된다고 한다.

 

  회장은 요셉의 본관을 물어본다. 명정에 써 넣어야 하기때문이다. 경주 최씨 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모든 것이 정해진 후, 그다음 일은 연령회원들이 해야 할 일만 남았다. 시계를 보니 9시다.장의용품을 판매하는 업소에 전화를 한다. ㅇㅇ성당인데요

오동나무 2단관으로 해주시고 명정에 써야 할 내용은 팩스로 보낸다고 한다.

 

  명정에 한문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화로 하면 실수하기 십상이다. 팩스로 보낼 내용을 만들었다.  “聖徒 慶州 崔公 參判 안드레아" 로 해서 보내고 장의버스 회사에 전화를 한다.  ㅇㅇ성당인데 내일 버스 1대 보내주세요. 발인시간은 11시 입니다.

연령회원들이 오기 시작한다.

 

  입관 준비를 하기위해서다.맨먼저 크리스티나 ,루시아가 오고 조금 후에 피르미노,마르첼로, 마르코, 요안나,젬마,안젤라, 알비노, 안드레아, 스테파노가 들어왔다. 유족이 수의와 관에 넣을 유품을 가져왔다. 향나무 묵주는 없어서 못 가져왔단다. 할 수 없다. 이럴때를 대비해서 연령회원들은 향나무 묵주를 준비해 둔다.

 

 새것으로 준비 하는게 아니고, 회원들이 자기 것을 주는 것이다. 묵주기도를 많이 한 묵주로 넣어드리는 것이다. 회원들이 시신을 감쌀 종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 씩을 한 후 입관예절을 주관 할 당번을 정했다. 나머지 회원은 옆에서

기도를 드린다.

 

  오전 10시 미사를 드리고 오는 자매님들이 입관예절에 참여하기위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10시 45분이다. 오동나무관, 명정, 횡대가 도착됐다.관,

명정은 안치실 한 켠으로 옮겨 놓았다. 회원들이 위생복으로 갈아 입는다. 안치실에서는 오늘 당번 회원이 성수, 알콜, 솜, 두루말이화장지, 한지, 종이옷 등을준비했다.

     

  11시 정각! 유족들을 안치실로 들어가게 한 후  회장이 냉동실에 안치된 시신을 꺼냈다. 오열이 터지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우니까 모두가 따라 운다. 유족들은 연령회원들 뒤에 서있다. 입관예절 시간이 됐다. 회장이 기도를 시작했다.  회원들은 고인에게 돌아 가면서 성수를 뿌린다. 주님. 안드레아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아멘.

 

  유족들의 울음을 진정 시킨 후 회원들은 시신을 염습하기 시작했다. 먼저 병원 환자복을 벗겨낸다. 환자복이 피고름으로 얼룩이 지고 떡이 돼어 달라 붙었다. 가위로 환자복을 잘라낸다. 벗겨낸 환자복을 옆으로 치워놓고, 상주는 고인의 머리를 바로 잡아준다. 몸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다. (이 때 알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몸이 흔들리게 되면 체액(분비물, 피)이 입과 코, 항문을 통하여 흘러나온다. 두 사람은 시신을 가리우는 천을 양쪽에서 받쳐 들고, 한 사람은 알콜을 적신 솜을 계속 공급하고 두 사람은 시신을 정중히 예를 갖춰 닦아내기 시작한다. 시신을 바라보니 암세포가 온 몸으로 전이됐다. 상처에서 피고름이 흘러나온다.

 

  안드레아와 마르첼로가 정성들여서 닦아낸다. 많은 양의 알콜솜이 나왔다. 이럴때가 제일 숙연해진다. 참으로 인생이 허무하다고 느껴진다. 세상 사는 모습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매번 느끼면서...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가산을 탕진하고, 통증을 견디지 못해 일그러진 몰골을 보며, 수술을 받은 흔적과 온 몸이 검고 푸른 청색이다.

 

  회원 두 사람이 깨끗이 닦아 낸 시신에 종이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제 그 위에 수의를 입혀드린다. (참고로 수의는 안동포와 남해포를 알아준다. 탈관을 할 때는 충분한 멧베를 준비한다.) 수의를 입혀드리고 나서 화장을 해 드린다. 얼굴 색이 생기가 돌도록 하고 빗으로 머리를 곱게 빗어 드린 후 두건을 씌워 드렸다.

 

  고인의 손에 향나무 묵주를 쥐어 드린 후 악수를 끼워 드렸다. 저승에 잘 가시라고.

지금까지 여러 사정이 담긴 시신을 봐왔다. 오죽하면 잘 죽는 것도 복이라고 할까.

젊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은 모습, 5세 어린아이 남겨놓고 암으로 죽은 엄마  등등.

장수 하시고 노환으로 돌아가신 분의 집안은 분위기가 좋다.

 

  시신 양쪽으로 회원 3명이 붙는다. 관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회장은 유족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배려를 한다. 유족들의 오열이 터져나온다. 억지로 참기위해 입술을 깨무는 사람, 바닥에 주저앉아 신을 벗어들고 바닥을 치는 사람, 고인의 얼굴에 뺨을 비벼대며 우는 사람,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회장이 한 마디 한다. 입관예절 기도를 드려야 하므로 진정 하시라고......

유족들에게 각자 촛불 하나씩을 나눠주고서 기도가 시작됐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리스도님 이 교우를 천상 낙원으로 받아들이소서. 를 시작으로 입관예절에 참여한 모든 신자가 기도를 드린다.

 

  마침기도를 드린 후 유족들이 마지막으로 성수를 뿌렸다. 회원 둘이서 관 뚜껑을 닫는다. 나무 못으로 박은 후 명정을 관 위에 깔고 결관을 했다. 장정 넷이서 양쪽으로 여덟명이 운구를 하기좋게 묶는다. 결관은 기술적으로 묶는 방식이 따로 있다.

마침성가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예절은 끝났다. 시계를 보니 11시 45분이다.

 

  유족들에게 상복을 나눠줬다. 상주는 검은 양복에 완장을 차고 빈소에서 문상객들을 맞이한다. 한쪽에서는 계속 연도를 바치고, 문상온 외지인들이 입관예절 하는 모습을 보고서 감탄을 많이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입교 및 개종하는 사람들이 많다.  천주교 예식은 거룩하고 엄숙하다고...... 내일 장지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챙겼다.

 

  회장은 상주에게 사망진단서 5통이 필요한 곳을 이야기 해주고 주민등록증을 동사무소에 반납할 때 복지기금으로 나오는 유족 위로금을 꼭 받으라고 챙긴 후 성당 공원묘지에  제출 할 1통을 받아서 보관하고, 이로써 오늘 일은 끝났다고 이야길 해준다. 고인의 약력을 기록한 보고서를 들고 신부님께 보고 하기 위해서 올라간다.

 

                                        

<초상 셋째 날> 

 

  새벽 미사 참례 후 빈소를 둘러 보았다. 유족들 모두가 일찍 일어나 세면 하고 몸단장을 단정히 하고 고인을 위한 기도를 바친 후 식사를 하고, 집으로 가져갈 물건과 장지로 가지고 갈 물건들을 챙긴다. 이 때가 제일 소란스러울 때인데, 실수로 한 두가지 물건을 꼭 빠트리기 십상이다. 상주가 와서 인사를 한다.

 

  회장이 한마디 한다. 힘 드셨죠? 잠도 제대로 못 잤을텐데...자식이 죄인인데 힘 들어도 참아야지요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제 늦은 밤에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이 오셔서 기도 드리고 가셨다고 한다. 회장은 속으로 후회를 한다...쯧! 혀를 차며 에잇!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집에 들어가는건데,......

 

  회장은 지체하지 않고 집으로 가서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연령회 사무실로 나왔다. 시계를 보니 09시다. 조금 있으니 마르첼로가 오고 크리스티나, 루시아가 온다.

09시 15분까지 체크를 하니 12명이다. 장지에 갈 때는 장지용 가방이 따로 있다.

마르첼로가 가방속의 내용물을 확인 한다.

 

  맨 처음, 십자고상, 성수, 성수그릇, 성수채, 향그릇, 향, 유족 개인용 초, 종이컵,

상장예식서 40권 등등이다. 회장은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한 번더 확인 하고, 총무는 안치실에 놔둔 횡대를 챙긴다. (횡대를 안챙기면 엄청 낭패를 봅니다.) 완벽하게 정리 된 것을 확인한 후 커피 한 잔 씩을 했다.

 

  회장이 마지막으로 빈소를 찾아가 유족들이 산소로 가져야 할 물건을 체크 했다.음식과 과일, 그리고 접시, 떡과 술, 태워버릴 고인의 유품 등등 모든 준비가 이뤄졌다. 출관예절에 참여할 일반 신자들이 오고 있다. 시계를 보니 09시 25분이다. 장례미사 해설과 전례 복사를 담당할  회원들은  2층 대성당에 가서 미리 준비한다.

 

  회장은 다른 회원과 같이 안치실에서 시신을 꺼내놓고, 관보가 씌워진 관 위에 십자고상을 올려 놓은 후 유족이 그 주위를 에워싸도록 하고 촛 불 하나씩을 나눠주고,상주의 맏아들에게는 할아버지의 영정을 모시고  관 앞에 서게 한 후 "지금부터 출관예절을 거행 하겠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며!

 

  "지극히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어 안드레아를 하느님 나라에 받아 들이소서." 라고 기도를 드린다. 이어서 시편과  마침기도를 하면 예절에 걸린 시간은 12~15분 사이다. 예절이 끝난 후 맨 앞에 영정이 앞서고 뒤를 이어 고인의 관이 따라 가는데 이때 양 옆으로 연령회원 3명씩 6명이 운구를 했다. 

 

  그 뒤를 상주와 유족들이 따르고 일가 친척들, 문상객들이 따르면서 영안실을 벗어나 2층 대성당으로 장례미사를 드리기 위해 올라간다. 이제 영안실에는 아무 것도 없다. 사람도, 흔적이 남아있는 모든 물품도, 텅 비어버린 영안실이다. 청소 아줌마가 청소를 시작한다. 밖을 살펴보니 장의버스가 와 있다.

 

  2층 대성당에서 장례미사는 10시에 시작된다. 회장은 유족들에게 고해성사를 보도록 권유하고 주례사제는 고해실에서 성사를 집전하신다. 회랑에서는  나머지 연령회원들과 유족들이 대기 중이다. 고해성사를 마치신 신부님께서 제의를 갖춰 입고 나오시자 해설자의 주송으로 10시 정각에 장례미사가 거행됐다.

 

  사제는 성전에 입당전 회랑에서 시신을 축성하는 기도를 먼저 드린다. 하느님 대전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깨끗이 한 후 입당 해야되기 때문이다. 기도가 끝난 후 입당할 때, 맨 앞에 높은 십자가, 연령회 복사, 주례사제, 다음이 영정, 운구행렬 회원, 뒤를 이어 상주와 유족들이 따른다. (운구를 할 때는 발이 앞으로 향하게 함)

 

  성당 안을 살펴보니 일반 신자들이 많이 참석했다. 제대를 살펴봤다. 제대 위에는 초가 2대씩 양쪽으로 4대, 그리고 부활 때 빛을 축성한 부활 대초가 있다. 미사의 등급을 이야기 할 때 장례미사는 연중 주일미사보다 한 단계 위이다. 그래서 우리는 장례미사의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주례사제는 강론 때 고인의 약력과 성서말씀을 통하여 우리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들려주셨다. 영성체 시간에 해설자가 한 말씀 한다.  "성체를 모실 신자 유족부터 먼저 나오시고, 천주교 신자가 아니신 분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영성체가 끝난 후 이어서 상가 대표의 고별사가 진행됐다.

 

  미사 해설자가 "장례미사가 끝난 후 고인을 하느님 품으로 떠나 보내기 위한 고별식이 있겠습니다"를 시작으로 주례사제가 기도 드린 후 고인의 관을 빙 돌면서 성수를 치고 향을 올렸다. 이어서 성가대가 고별 성가를 부른다. "천사들이여 마주 오소서... 이스라엘이여...아브라함 품안으로 데려 가소서... 모두가 숙연 해진다. 

 

  이로써 장례미사는 모두 마쳤다. 성당 중앙 통로로 아까와 같이 맨 앞에 십자가와 복사, 주례사제, 영정, 운구행렬, 유족들 순이다. 중앙통로를 나온 주례사제는 유족들에게 일일히 악수를 하며 잘 다녀오시라고 한다. 유족들은 그 고마움에 흐느끼기 시작한다. 

 

  맨 앞의 십자가는 다시 제대로 향하고 복사와 주례사제는 뒤를 따른다. 제의실로 들어간 회원과 해설자는 빠른 행동으로 성당을 빠져나와 연령회 사무실로 향하였다. 장지에 가야 되기 때문이다. 장의버스의 측면에 관을 고정 시켜놓는 곳이 있다. 버스기사는 이 곳에다 관을 고정 시키고, 유족들은 소품을 챙겨서 버스에 오른다.

 

  연령회원 마르첼로와 안드레아는 장지용 가방과 횡대를 버스에 실었다. 마지막으로 빈소를 확인한다. 잊은 물건이 있는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제 점검은 끝났다. 출발하면 된다. 회장은 영정을 모실 상주의 승용차에 리본을 달아주고 영정을 모신 고인의 손자를 차에 태웠다.

 

  유족들 인원 20명과 장지에 따라가는 일반 신자들 10명,그리고 연령회원 10명이 버스에 오른다. 나머지 연령회원은 바쁜 일이 있어서 장지에 따라가지 못 했다. 선두에 영정 차량이 출발하고 이어서 버스도 출발한다. 시계를 보니 11시다. 버스의 뒤를 따라서 친척들 차량과 가까운 지인들의 차량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따라온다.

 

  버스가 출발한지 10여분 후 연령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한 마디 한다. 그동안 모두가 수고 하셨다고 하면서 곧 이어서 연도를 바치겠노라고 한다. 공원묘지까지의 거리는 1시간 40분 정도이고 기도를 바친 시간은 1시간 이었다. 이제 천주교 공원묘지에 도착 하였다.

 

  회장이 내려서 관리사무소에 가서 접수를 하는 동안 유족의 친지들 몇 사람이 따라 내려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였고 회장이 버스에 다시 올라탄 다음 묘지로 향하였다. 묘지에 도착하여 회원들이 준비를 하기 위해 먼저 앞섰고 뒤 이어서 영정을 선두로 하여 운구를 맡은 상주의 친구들 8명이 양쪽으로 붙어서 운구행렬을 하였다.

 

  상주와 유족들이 뒤를 따르고 일가 친척들, 일반신자들이 따랐다. 마르첼로와 안드레아는 묘지에 미리 도착하여 십자고상을 세우고 양 옆으로 초를 세웠고 불을 붙였다. 향 그릇에 쌀을 담고 향을 꽂고 불을 붙였다. 횡대는 한 켠으로 놓고 석물위에 관을 평평한 높이로 잘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였다.

 

  묘지는 이미 포크레인이 적당한 깊이로 파 놓았고  페이로더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작업 인부는 3명이다. 영정을 모신 손자가 도착하고 이어서 관이 들어온다. 안드레아는 재빨리 영정을 받아서 십자고상 뒤에다 고정을 시킨다. 회장이 관을 고정 시키자 인부들이 결관을 풀었다.

 

  회장이 빈 무덤을 향하여 성수로 무덤을 축복한 후 기도를 드린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구원 하시는 하느님께서 이 무덤을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시다. 하느님 세상을 떠난 이들을 평안히 쉬게 하시니 이 무덤에 강복하시고......

 

  무덤 축복이 끝난 다음 작업 인부 3명이 결관끈을 관 밑으로 넣어서 관을 들어 영구를 안장 하였다. 유족들이 울고 난리다. 대부분 아들들은 울음을 삼키는데 딸들은 그렇지가 않다. 딸들의 울음은 좀 극성이다. 어떤이는 관을 붙잡고 난리를 피운다. 또 어떤이는 주저 앉아 대성통곡을 한다. 이럴땐 기분이 착잡해진다.

 

  회원들의 주관으로 성가를 부르는동안 인부들은 관 옆의 빈 공간을 흙으로 매워 넣고 다진다. 관 위에 명정을 덮고 그 위를 한지로 깔고 난 다음 다진 흙을 양 옆으로 붓으로 곱게쓸어 한지를 제끼니 명정의 본래 깨긋한 모습이 나왔다. 인부들은 그 위에 횡대를 덮고 상단 부위의 한 곳만을 열어놓으므로써 유택이 완성 되었다. 

 

  회장은 상주더러 밑으로 내려가서 아버님께 마지막 절을 올리라고 한다. 절을 올리고 나자 인부가 마지막 남은 횡대를 덮었다. 그리고 이어서 석관 뚜껑을 덮는다. 유족들은 또 울기 시작한다. 거의 마지막 울음이지 싶다. 유가족들과 일가친지들의 헌토와 헌화가 시작 되었다. 성가는 계속 이어지고.....

 

크리스티나가 유가족들에게 촛불을 나눠준다. 회장은 성수를 뿌린다음 이어서 유가족과 일가 친척들 참석한 교우들의 순으로 성수를 뿌렸다. 성수를 다 뿌리고 나자 회장은 독서를 봉독하고 이어서 청원기도가 시작 됐다.

 

  형제 여러분, 우리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갑니다.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  "나는 부활이요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 것이며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라고 기도를 드리고 , 루시아 자매가 유가족을 위한 기도를 바쳤다. "이제 우리는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을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합시다."

 

  인부들이 관 위에 흙을 덮는동안 모든 신자들은 "즈가리야의 노래"를 가락으로 계,응을 바쳐 기도를 드렸다. "안드레아와 세상을 떠난 모든이가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마침성가를 마치니 인부들이 흙을 다 덮었다. 이로써 모든 예절이 끝났고, 회장은 상주더러 제사를 모시고 식당으로 내려 오라고 한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다. 연령회원들과 일반 신자들, 유가족들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후 과일과 커피 한 잔을 하는동안 회장과 상주는 관리사무소를 찾아갔다. 소장님과 인사를 한 후 묘지 사용 비용과 관리비, 석물 값과  비석에 써 넣을 한자와 고인의 출생과 임종 날짜, 가족들의 이름과 본명 등등 기록 할 모든 내용을 알려줬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피곤하다. 천주교 공원묘지를 뒤로 하고 서울로 올라온다. 몇몇 회원들은 잠을 자기 시작한다......버스가 성당에 도착 했다. 회장은 영광송으로 마침 기도를 한 후 상주를 만나서 버스 기사에게 수고비조로  돈 5만원을 봉투에 넣어서 전해 드리라고 한 후,  

 

  상주를 연령회 사무실로 불러서 마지막 해야 할 일을 일러줬다. 성당 사무실에 가서 영안실 사용료와 삼우미사 예물을 봉헌하고 삼우 날에 미사참례 후 장지에 가서 음식과 과일을 올리고 예를 갖추고 오라고 일러 드린 후 유가족들과  악수를 하며 잘 가시라고 했다. 그리고 고인을 위해서 연도를 많이 바쳐야 된다고 했다.

 

장지에 갔다 온 연령회원들은  사무실에 모여서 마침기도를 드린 후 헤어졌다.

 

                                                   <끝>

 

1. 연령회원들은 몸과 마음으로써 기도를 바칩니다.  특히 다른 신심단체에

   계시는 레지오 단원들 께서는 슬픔에 젖어있는 유족들을 계속 돌보아야

   합니다.

   

2. 묘지에서 일 하시는 인부들은 전에는 봉투를 요구 하였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돈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바로 실직입니다.

 

3. 여기까지 봐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샬  롬.

 

 

    

                       

 

                                                     

알레그리 시편 51편 Miserere
Gregorio Allegri 1582 -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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