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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 돌에 대한 묵상 - 수석(壽石) 이야기
작성자배봉균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3 조회수320 추천수7 반대(0) 신고

 

 

 

 수석(壽石) 이야기

 

 

 

 우리들은 각양각색(등산, 낚시, 골프, 골동, 서화....)의 취미를 갖고 일상에서 벗어나 생활을 풍성하게 하려고 합니다.

 

  저는 1970년대 말경부터 우연히 수석에 취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이나 산으로 놀러 갔을 때 이상하고 예쁘게 생긴 돌을 주워 어린아이처럼 좋아하고, 집에 갖고와서 보고 즐겼습니다. 그러다가 동네 수석가게에 가서 받침(좌대)을 맞추어서 집안을 장식하기 시작했읍니다. 수석회에도 가입하여 많은 동호인들을 사귀고, 자주 탐석을 가서 공기좋은 강가에서 울퉁불퉁한 돌밭을 거닐며(발바닥 지압이 건강에 최고랍니다.) 무거운 돌을 들었다 놓았다 했습니다. 동호인들과 강에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서 소주라도 한 잔 걸치고 마음에 드는 돌을 한 점씩 들고 돌아오는 날은 개선장군 부럽지 않았습니다.

 

 수석취미에 입문하려면 기본적으로 수석의 산지와 수석의 종류, 수석의 연출에 대해 공부를 하여야 합니다. 수석취미는 예로부터 골동, 서화, 주색잡기를 다 거친후에 유유자적 하며 즐기는 인생의 마지막 취미라고 했읍니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던 수석산지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지만 수석산지로 제일 유명한 곳은 남한강을 들 수 있습니다. 수몰되기 전 충주댐 상류의 목벌, 한수, 청풍 등은 수석인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던 추억의 산지입니다. 댐의 수몰로 수석산지가 줄어들고 좋은 수석이 고갈되다 보니 중국의 수림석이나 리비아 돌, 브라질의 자수정, 마노등 외국 돌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수석은 질(質), 형(形), 색(色)을 고루 갖춘 것이 좋은 돌 이라고합니다. 질은 단단할수록 좋습니다. 형은 물개등 동물이나 무슨 물건을 닮은 것을 물형석, 산이나 강, 평야, 호수, 폭포를 나타내는 경석(산수경석), 아주 동그랗거나 네모난 것 같은 추상석, 돌에 무슨 무늬가 뚜렸하게 박혀 있는 문양석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색은 질좋은 남한강 돌이 그렇듯이 까만 것이 좋습니다. 이런 돌을 까마귀 오(烏)자를 써서 ’오석(烏石)’이라고 합니다.

 

 탐석 하거나 매입한 수석에 물을 뿌리거나 자주 쓰다듬어 손때를 묻히는 것을 양석(養石)이라고 합니다. 또한 좌대를 맞추거나 수반에 금모래를 깔아 돌을 앉히고 실내의 제자리에 놓고 즐기는 것을 수석의 연출(演出) 이라고 합니다. 실내에 수석을 연출하려면 수석의 크기도 적당 하여야 하고 수석의 밑자리(앉음새)가 좋아야 합니다. 돌이 좋지만 집안에 놓기 어려울 정도로 크면 정원의 좋은 자리에 놓아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이사 다니면서, 보고 즐기던 수석을 포장하여 박스에 넣어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 다니면서 여러 교우님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중 몇 분께 수석을 한 점씩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고 더욱 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박스에 넣어둔(사장된) 수석을 꺼내 선물하여 교우님이 좋아하고 아끼게 된 것은 수석이 부활한 것이고, 그 분과 수석으로 인하여 더욱 친교를 돈독히 할 수 있고 그 분 집을 방문했을 때 제가 드린 수석이 실내 좋은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마치 시집보낸 딸을 보는 것 같아, 수석을 통하여 사귐과 나눔과 섬김을 소박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 끝 -

 

 

 

 

이강길

 

 

그리운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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