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4 조회수957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6년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When you have done all you have been commanded, say,
‘We are unprofitable servants;
we have done what we were obliged to do.’”
(Lk 17.10)

 

 

제1독서 티토서 2,1-8.11-14

 

복음 루카 17,7-10

 

우리가 살다보면, 나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빨리 시간이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또한 내가 빨리 도달하고 싶은 어떤 일들이 있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내일 모레 있을 수능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시험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 그리고 이 수능을 더 이상 체험하고 싶지 않은 생각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득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가 하나 생각납니다.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자기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연인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자기의 연인이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초조했지요. 바로 그 때 어떤 회색의 난쟁이 노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 젊은이에게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하고 묻는 것이었어요. 이 젊은이는 자기의 연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이 노인이 단추를 하나 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단추를 옷에 붙여서 오른쪽으로 돌리면, 당신은 시간을 먼저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했고 꿈같았지만, 혹시나 하고서 자신의 옷에 단추를 붙이고는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사랑하는 연인이여, 빨리 와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고대하던 연인이 웃는 얼굴로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단추를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사랑하는 연인과 빨리 결혼하고 싶다.”라고 말했더니, 말하기가 무섭게 성대한 결혼식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집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집이 세워졌고, “아이를 원한다.”라고 하면 몇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또 “포도밭이 있었으면...”하면 포도밭이 생겨났습니다. 이 젊은이는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그 희망의 단추를 돌렸지요.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는 이미 백발노인이 되어서 자기 무덤 앞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요.

성급하게 미래를 먼저 가진 그 동화 속의 젊은이는 처음에는 행운인 줄 알았지만, 죽음까지도 먼저 얻게 되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미래에 빨리 다가가고 싶지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원 같은 곳에 가서 점을 보기도 합니다. 아마 내일 모레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도 희망의 단추를 가지고서 이렇게 미래에 빨리 다가가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그 동화의 이야기를 볼 때, 우리에게 희망의 단추가 없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큰 행운이 아닐까요?

결국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주님께 모두 내어 맡기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즉,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종과 겸손의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지금 현재에 보다 더 충실할 수 있고, 또한 늘 편한 마음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16일에 수능을 볼 수험생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좋은 글' 중에서)



골프 선수 바비 존스가 28세 때 거머쥐었던 13개 타이틀 가운데 4개는 한 시즌에 이룬 것인데 오늘날 그랜드 슬램으로 알려져 있는 대기록이다.

그 기간에 바비 존스는 조지아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학에서 영문학 학위를 받았으며, 에모리대학의 법학대학원 재학 중 변호사가 되었다. 탁월한 골프기량에 풍부한 지성을 갖춘 그에게 온갖 최상급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골프역사에서 그가 최고의 골퍼로 손꼽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1925년 US오픈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차 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어드레스(공을 치는 자리에 서서 골프채를 조정하는 것)하는 순간 공이 움직였다. 공을 건드리는 것을 아무도 못 보았지만 그는 스스로 공을 건드렸다고 보고하고 벌점 1타를 받았다. 그 1점 때문에 동점자가 나왔고 경기는 연장전까지 가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튿날 열린 연장전에서 바비 존스는 그 동점자에게 지고 말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인지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기자들이 그의 스포츠맨십을 찬양하며 쫓아오자 바비 존스는 대답했다.

“당연한 것을 했을 뿐입니다. 규칙대로 경기한 사람을 칭찬하는 것은 은행에서 강도짓을 안 했다고 칭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가장 무서운 적이 되는 자신을 속이지 않은 것, 그것이 골프 역사에서 바비 존스가 전설처럼 회자되는 이유이다.

 

 

Who among you would say to your servant
who has just come in from plowing or tending sheep in the field,
‘Come here immediately and take your place at table’?
(Lk 17.7)

첨부이미지

 

비개인 삼림 - 비에 젖은 신록

 

 

Notti senza A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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