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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탄대축일은 다가오는데...
작성자최용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4 조회수582 추천수1 반대(0) 신고

평화와 선!

성탄 대축일이 다가오고 있다....! 11월을 보내고 있는데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는 칠레의 백화점들은 벌써부터 11월이 되면서 성탄장사(?)를 시작했다. 음악에서부터 백화점 장식에까지 그리고 파는 물건까지....그러니 이미 한여름날의 성탄대축일은 벌써부터 와있는 것이 아닐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성탄대축일이 다가오면서 가슴이 조급해지고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속이 타는걸 느낀다. 왜냐햐면...

여기 칠레의 산티아고 대교구에서는 매년 ‘성탄 선물 보내기 운동’이 열린다.
이 운동은 소위 잘사는 지역의 본당들이 가난한 지역의 본당의 신청을 받아서 성탄 선물을 준비하는 매년 행사이다. 가난한 지역의 본당 신부들이 선물 받을 사람의 가족의 명단을 상세히 작성해서 즉, 가족 구성원들의 이름과 나이를 기록해서 이 운동을 주체하는 사무실에 보내면 그 사무실에서 각본당으로 할당량을 보낸다. 그러면 그 본당 신부들은 규정된 상자를 준비해서 미사때 공지를 한 다음에 잘 사는 사람들이 그 상자를 가지고 가서 여러 가지 생필품을 채운 다음에 가난한 본당으로 보내는 운동이다. 나도 2년째 이 성탄 위문품을 받아서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본당지역의 여건이 다 그만그만 한 상태인데 보내오는 선물은 한계가 있어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받는 상황이 벌어져서 감사하는 마음보다는 욕설과 비난과 불만이 더 팽배했다. 그래서 이를 지켜본 나는 올해초 사목회의를 하면서 올해는 이 위문품 상자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리고 공언한대로 8월에 해야할 신청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사목위원들이 내가 농담을 하는줄로 생각했었나보다. 왜냐하면 그 선물의 일부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또한 그들의 가족들의 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또한 가난한 사람들이었으니...
하여간 사고가 터졌다.
내가 지난주 사목회의때 올해는 위문품 상자가 오지 않는다고 하니 먼저 수녀들이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사목위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단 한명의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와주어야한다고... 여러 가지 의견을 들으면서 나는 부끄러워졌다. 본당 신부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체면이 아니라 내가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했다는 죄책감이 든다. 올 성탄대축일을 쓸쓸히 지낼 사람들을 생각하니 말이다.

그래서 곰곰이 과연 누가 정말 죽도록 가난함 사람들인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 본당에는 독고노인들을 위한 양로원이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8시에와서 아침 먹고 점심먹고 저녁 먹고 쉬다가들 간다. 집에 가야 아무것도 없지만...하여간 여기가 약 30명쯤이다.
둘째, 동네가 가난하지만 그 가운데 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 이를 대충 파악하니 한 500가구도 더 되나 보다. 뻥을 친다면 천 가구는 될것이다. 뭐 그집이 그집이니....
하여간 성탄이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날인데 그 날이 쓸쓸한 날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나의 고민을 함깨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국에 담배 한갑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돈 5000원이면 여기서 5인가족이 닭한마리 산다. 한국돈 1000이면 5인가족 한끼니 빵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성탄대축일을 보내는데 좀 더 줄 수 있지 않을까 구걸을 해본다. 누가 좀 도와주시려나....담배 한갑, 술 한잔, 음료수, 아이스크림, 오뎅 떡복기 한번 덜 먹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예수님의 오심을 함께 기뻐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기다린다. 눈작고 어리석은 첫본당 신부를 맡은 선교사 신부의 어깨에 지워진 짐을 덜겸 말이다. 교구청에서 받는 한국돈으로 약 15만원은 하고 내 생활비 밥굶지 않을만큼 빼고 나도 다 내어놓았지만 턱이 없다. 할 수 없다 구걸을 해야지....이번 임기가 끝나면 무능한 본당신부는 그만할 생각이다. 자격이 없으면서 자리만 차지히고 있으니.....
주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청합니다.
칠레에서 최용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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