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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악을 연주하듯 주님을 따른다면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4 조회수72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음악을 연주하듯 주님을 따른다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7,10)


  음악은 기억과 상상의 나래를 펴주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면 멋진 추억과 함께 공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 영혼의 자유를 선사합니다.

  여러 가지 음악 중에 클래식 음악은 그 향기가 깊고 다양합니다. 성악곡도 각 나라에서 뿌리내려 성장해온 특징을 담고 있어 들을 때마다 색다른 맛을 줍니다. 그 소리 안에는 인간의 깊은 정서가 심어져 있습니다. 대중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들을 때면 소음 같다가도 그 곡에 익숙해져 거기에 자신의 느낌이 실리기 시작하면 곧 그 노래의 팬이 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행하는 랩과 힙합이니 레게니 하는 음악도 자주 듣다보면 그 속에서 어떤 정서를 찾게 됩니다. 저희가 젊었을 때 듣던 장르도 처음 듣는 분들에게는 어색한 적이 있었듯이 말입니다.


  어느 음악평론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이 인간들에게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는 그 음악이 어떤 형식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 세상에 그 어떤 음악도 음악이라는 형식에 담겨있지 않으면 그것은 소음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다만 그 시대에 따라서 사람들이 즐겨하는 형식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위대한 작곡가가 지은 곡일수록 뛰어난 형식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 형식 안에서 자유로운 자신만의 서정미를 담아내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고 합니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대부분 당대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대에 큰 인기를 누렸던 작곡가들은 후대에 평가가 절하되는 경향이 많고 땅에 묻힌 듯 지냈던 작곡가들이 오히려 후대에 새로운 평가와 조명을 받아 각광을 받게 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흐입니다. 모차르트도 후대에 더 위대하게 평가된 작곡가입니다. 앞서가는 그들의 영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베토벤만큼은 예외적으로 당대부터 감히 범접 못할 위대한 작곡가로 평가받았답니다.

  그 평론가는 베토벤이 뛰어난 형식미를 갖추고 그 가운데서 서정적인 영감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는데 천재성이 있던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베토벤은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오랫동안 고심해서 고쳤으며 그 지향점이 완벽한 형식과 낭만을 조화시키는데 있었다고 합니다.


  창세기 2,19.20절에서 “주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들의 온갖 짐승과 하늘의 온갖 새를 빚으신 다음, 사람에게 데려가시어 그가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셨다. 사람이 생물 하나하나를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이렇게 사람은 모든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것은 마치 위대한 작곡자가 악보에 기록해 놓은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작곡하신 음악을 우리가 얼마나 이름답게 연주하는지 지켜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작곡가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악보를 통해 전해줍니다. 조성과 박자와 빠르기를 비롯한 여러 악상기호를 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연주되는 음악을 감상해보면 연주자의 개성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약간의 변화는 줄 수 있겠지만 큰 줄기는 바꿀 수 없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지만 큰 줄거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얼마나 조화롭고 우아하며 아름답게 연주할지가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다윗의 시편이 악기와 연주된 것은 바로 하느님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했다는 뜻입니다.


  성경에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많은 비유가 있습니다. 그중에 종이라는 비유는 인간들이 하느님의 일을 위해 선택 받았다는 영예를 담고 있습니다. 사명을 부여 받고 파견된 자를 의미하였습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이 땅에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자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구원을 실현해야할 사명을 부여받았던 종 이스라엘은 그 명령에 불충하였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그 종들을 깨끗이 정화시키시려 이민족의 지배를 허락하셨으며, 끝에 가서는 당신의 아드님을 종이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하느님의 종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지키신 분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립2,7)


  우리가 주님의 종이 된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예수님과 한 형제 되는 길이 그 길입니다.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를 따르는 길 안에서 어떤 소리를 내어야하는지는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우리가 연주하는 소리가 진정 천상의 음악을 기록한 악보대로 연주되어 아름다운 소리를 낼지 아닐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음악은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줍니다. 비록 수  많은 시간 연습이라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하지만서도. 우리가 종이 된다는 것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 수고로움이 덜어지지 않을까요? 눈을 감고 귀를 열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저 위대한 음악을 들어보십시오. 온 몸이 전율하지 않습니까?

   

 

 
제4악장-프레스토

Presto-Allegro assai-Andante maestoso-Allegro energico, sempre ben marc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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