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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의 감각을 잃지 마십시오.(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4 조회수681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 영광

 

 
 

신학교 시절에는 바빴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청소부터 시작하여 빨래, 옷 다림질까지 스스로 해야 합니다.

밥하는 것만 식당에 계신 자매님들이 해 주셨고, 

설거지하는 것까지 모두 신학생들의 몫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종이 되는 방법”을 배우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본당에 있습니다.

챙겨주시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처음 오는 날부터 자매님들이 방 청소부터 시작해서 많은 일을 도와 주셨습니다. 

지금은 파출부로 오시는 자매님께서 방청소도 해 주시고 

빨래도 해 주시고 옷도 다려 주십니다.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를 늘 기억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의 감각을 잃어버려서는 안 되겠다.”


처음의 결심은 사람을 섬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위해서 살기를 결심하고 왔습니다. 

그러나 차츰 섬김 받는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의 감각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방 청소도 한 번씩 하고, 마당도 한 번씩 쓸고, 

설거지도 한 번씩 하고, 빨래도 한 번씩 하면서 

종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쓸모없는 종”에 관한 말씀을 하십니다.

“쓸모없는 종”이란 말이 그리 마음에 내키지 않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아무 가치도 없는 쓸모없는 종이란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쓸모없는 종”의 의미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바로 종의 품위와 가치를 높여주는 말씀입니다.

우리 선조들의 시대에도 노비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살던 시대에도 종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노비와 종에게 인간대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종을 다르게 보십니다.

종을 "거룩하고, 숭고하고, 아름답게" 보십니다.


그래서 당신 스스로 종이 되신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 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듯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라.”고 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종의 감각을 잃지 마십시오.


오늘 하루 우리가 때로는 종이 되어야 하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때마다 사람들의 발을 씻어 주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종의 향기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복음 : 루카 17,7-10

 

 

저희 본당 보좌 신부님의 강론 말씀 입니다    나영훈 (안토니오 ) 신부님

 

몇달전 사제 서품을 받으시고 저희 본당이 첫 부임지 입니다.

 

삶안에서 한 말씀 한말씀이 와 닿기에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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