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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물 / 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작성자최영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4 조회수718 추천수4 반대(0) 신고

   
 


    선물 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눈물겨운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의 삶은 그 자체로 제게 살아 있는 복음이자 감동적인 강론이었습니다.
    금쪽같던 외아들이 과로로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느리와 어린 두 손자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기가 차지도 않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했습니다.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다독였습니다. "얘야, 이제 그만 울어라. 어린것들 봐서라도 기운을 차려야 하지 않겠니?"
      그리고 두 사람은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만 갔습니다.
      가게를 운영하랴 가정을 꾸려 가랴 과로를 거듭하던 며느리가 고혈압으로 쓸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미 여러 신경 세포가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하루 온종일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만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빨리 친정으로 보내라." 하며 난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어머니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며느리도 내 자식인데 내가 가둬야지. 이 불쌍한 것, 나 아니면 누가 거두겠나?" 그렇게 결심한지 벌서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어머니는 지금까지 묵묵히 며느리 병수발을 혼자서 도맡아 해 오셨답니다.
      물론 병이 길어지다 보니 가끔씩 짜증도 나고 이제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한번 시작한 일,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끝까지 해 보겠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시어머니의 오직 한 가지 걱정은 당신의 며느리 보다 먼저 떠나면 " 저 불쌍한 것 누가 돌볼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먼저 데려가시고 나서 자기를 데려가 달라.' 라는 기도를 간절히 바치고 있습니다.
      이 특별한 시 어머니의 삶을 바라보면서 복음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참사랑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계신 분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예수님 사랑의 실체를 파악한 사람은 위에 소개해 드린 시어머니 처럼 이 세상의 생활 양식을 조금씩 탈피하고 초월합니다.
      참사랑의 맛을 조금이라도 본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걸지 않습니다. 이 세상 그 너머에 있는 더 가치 있는 사랑, 더 의미 있는 사랑, 더 영원한 사랑,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을 추구합니다.
      제대로 한번 '뜨지 못해' 슬픈 개그맨 남편과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아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선물' 이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정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이더군요.
        시한부 삶을 사는 아내 정연은 자신이 가고 나면, 혼자 남게 될 남편 용기를 생각하며 가슴 아파합니다. 정연은 일지감치 정을 떼기 위해 일부러 남편에게 심한 행동을 하지요.
          영문을 모르는 남편은 그런 아내가 밉기만 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며 아내 정연은 남편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온갖 노력과 방법을 다 찾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아내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내를 위한 마지막 선물로 그가 보고 싶어하던 옛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는 이벤트를 꾸밉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하지 못한 말들을 이렇게 일기장에 씁니다. "아내가 아프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단다. 하느님, 맙소사. 제발 조금만 시간을 더 주세요.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아내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도록.... ."
            한편 아내는 속울음을 참으며 이렇게 마지막 일기를 남깁니다. "사실 당신을 두고 가는 일, 생각할수록 점점 더 어려워져 나없이 당신이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당신을 좀더 따뜻하게 많이 사랑해 주지 못했던 일들,생각할수록 미안해. 당신 잘 알겠지만 당신은 세상이 내게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었어."
            죽어가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을 때,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지켜봐 줄 때 설령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할지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한부 환자들, 임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가족들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만이 인간을 살릴 수 있습니다.
            사랑만이 한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랑만인 한 인간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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