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5 조회수91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11월 15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Stand up and go;your faith has saved you.”

(Lk 17,19)

 

제1독서 티토서 3,1-7

 

복음 루카 17,11-19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저에게 기도를 부탁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저의 기도가 다른 사람과 달리 특별한 효험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제 두 손을 꼭 잡고서 “신부님, 기도 좀 꼭 해주세요.”라면서 간절히 부탁하십니다. 그분들은 바로 수험생과 수험생 부모들이지요. 아마 오늘과 내일은 이곳 성지뿐만 아니라, 많은 본당에서도 기도하시는 분들로 가득 메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과 내일 뿐, 내일 모레부터는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시는 분들을 만나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수능이 끝나고 나면 저한테 기도 부탁하시는 분들도, 성지와 본당에서 기도하시는 분들도 없다는 것입니다. 맞다. 합격자 발표가 날 때쯤 되면 또 다시 기도하시는 분들이 늘기도 하네요.

하긴 저의 모습도 이러했을 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닥치면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그 일이 해결되면 언제 간절한 기도를 했냐는 듯이 주님을 외면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그런데 그 모습이 보기 좋을까요? 혹시 이런 말이 떠올려지지 않나요?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치유 받은 아홉 명의 나병환자를 통해서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청하면서 치유를 요청했고 실제로 병의 치유를 받았으나,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다시 주님을 찾은 사람은 이방인인 사마리아 사람 한 명 밖에 없었지요. 그렇다면 치유 받은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왜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지 않고 배은망덕한 모습을 보였을까요?

아마도 이제 깨끗해진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이방인과 접촉하면 부정해진다는 율법을 기억하면서, 다시 사마리아 지방을 간다는 것을 또한 자신들로 인해서 부정해진 예수님을 다시 만나는 것을 꺼렸을 것입니다. 나병으로 인해 부정해짐이 얼마나 큰 아픔을 준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바로 이러한 유대인의 완고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은혜도 모르는 행동을 하고 말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역시 이렇게 완고한 마음을 가지고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많은 은총과 사랑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지 못합니다.

다시 주님을 찾아와 감사의 인사를 드린 사마리아 사람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지요.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을 찾은 그 한 명의 이방인은 이제 또 다른 선물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주님을 찾지 않은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다른 병이 자신을 찾아왔을 때 전과 마찬가지로 고통으로 괴로워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방인은 완전한 치유를 얻습니다. 그는 나병만이 아니라 그 어떤 병에서도 당당히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입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얻었기 때문이지요.

감사하는 마음은 바로 믿음이라는 또 다른 선물을 받게 합니다. 그 선물은 우리들 마음의 어려움과 힘듦을 완벽하게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감사하지 못할까요? 참으로 어리석은 나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감사의 기도를 잊지 맙시다.

 

 

 
나눔('좋은 글' 중에서)



휘셔라는 건축 설계사가 2차대전시에 자기가 겪은 체험을 다음과같이 말했다.

그는 수백만의 유대인들과 함께 죽음의 집단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그런데 점점 기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던 한 사람이 자기가 먹고 있는 딱딱한 빵 조각과 휘셔가 마실 수프와 바꾸어 먹자고 항상 애걸했던 일이 있다고 했다. 딱딱하게 굳은 빵 조각보다는 차가워도 수프가 먹기에도 좋고 배도 부르게 하기 때문에 휘셔도 수프를 원했으나, 죽음을 향해가고 있는 그 사람의 청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자기의 수프를 그에게 주고, 자기는 늘 그의 작은 빵 조각을 받아먹었다고 했다.

드디어 미군이 진주에 들어와서, 휘셔는 집단 수용소에서 해방이 되어 미군의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게 되었다. 진단 중에 휘셔는 자기가 수프와 빵 조각을 바꾸어 먹은 이야기를 의사에게 했다. 그러자 의사가 정색을 하고 그에게 말을 했다.

"당신은 그 사랑을 베푼 일 때문에 살아난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날 이렇게 살아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당신이 수프를 먹지 않고, 그 빵 조각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조사 결과 그 수프에는 영양분이라고는 거의 포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그 빵 조각을 먹었기에 지금까지 살 수 있는 영양을 공급받았던 것입니다."

양보를 하거나 나누어주면 조그마한 나눔이 결국 더 큰 것을 얻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Ten were cleansed, were they not?
Where are the other nine?
Has none but this foreigner returned to give thanks to God?”
(Lk 17,17-18)

 

 

Amarantine(불멸의 꽃) - E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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