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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님, 무슨 뜻이신지요?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5 조회수1,010 추천수12 반대(0) 신고

 

 

 

 

 

 

오늘 아침 들은 이 복음은...

아무리 좋게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영 복음(기쁜 소식)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 오는 그 종에게 '어서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종이 분부를 받은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오래 전,

제가 예비자 교리를 다니다가

전능하시다는 하느님을 이해 하지 못해서 중단하려고 결석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교리를 가르치시던 수녀님께서

편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그 편지는 예쁜 꽃이 핀 들판이 그려져 있었고...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 편지를 받은 저는 마음이 따뜻해 지면서 벗이라 불러 주신다는

예수님이 정말 멋지다!  는 생각이 들며 한 번 기대어 볼만한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마음을 바꾸게 해 준 그 따뜻한 말씀과는  정 반대가 되는 오늘의 복음 말씀!

후에 성경 공부를 하면서도 이 구절에서 걸렸지만...

내 신앙이 조금 더 자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 하고 대충 넘어갔었습니다.

 

저희가 쓸모가 없다니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섬기려는 저희를 쓸모가 없다고 하십니까?

 

아침 미사 내내 머리 속을 맴도는 분심!

예수님이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혹시 이 복음을 쓴 루가 성인이 그 순간 마음이 상하여 있었던건 아닐까?

그렇게도 주인은 종에게 고마워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그것까지는 그런대로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쓸모 없는 종'이 라고 까지  자신을 비하하라고 하시다니요?

 

신부님께서 어떻게 강론을 해 주실까? 

기대했지만...

신부님도 그 구절에 대해서는 슬쩍 넘어가십니다.

그저 각자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나서는 Extra Credit 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즉, 학생이 공부하는 일,  자기 방을 청소하는 일, 부모가 자녀는 키우는 일, 등.

 

하지만 제가 걸려 넘어진 말씀은 '쓸모없는 종'

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왜 쓸모가 없다고...

온 종일 그 말씀을 붙잡고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스스로 잘했다는, 또는  조금이라도 희생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

한 없이 부풀어 오르는 우리의 심성,

너무나 잘 아시는 주님이시기에  낮아질 수 있는 만큼 낮아져 보라는

충고이시겠지요.

 

진심으로 쓸모가 없는 자신을 볼 수 있어야 할터인데...

저는 아직 쓸모가 없다는 말씀이 마음에 못으로 박혀 계속 찌르고 있습니다.

 

제가 성경공부를 하면서

여기저기 걸려 부딪치고.. 넘어지다가.. 항복하고 말았던 성경말씀은

욥기에서

[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 입니다.

 

욥이 대답합니다.

[ 아!    제 입이 너무 가벼웠습니다. 무슨 할 말이 더 있겠사옵니까? ]

 

정말 우리는 하느님께서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하시든지

불만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반항을 할 수 없습니다.

등을 돌릴 수도 없습니다.

 

시장하신 예수님께서 열매가 없는 무화과 나무를 보시고는 저주를 하십니다.

[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그러자 무화과 나무는 곧 말라 버렸다 ]

저주 보다는 "열매를 맺어라! "  한마디만 하신다면 열매를 맺을 수도 있었을

텐데 싶었지만...

 

이다음,

제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면,

(이 일을 가능하게 하려면 분부대로 살아야겠지요)

이 일은 여쭈어 봐야지 했었는데...

 

다시금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저를 위해 이땅을 만드시고, 

저에게 생명을 주시어 이 세상에 내 보내 주신 은혜입니다.

 

더 이상 하느님께 무슨 할 말이 더 있겠습니까?

무엇이든지 하느님 뜻대로 하시옵소서.

오늘 다시 무릎을 꿇겠습니다.

 

"주님,   저는 정말 쓸모 없는 종 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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