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17 조회수858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년 11월 17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Where the body is,
there also the vultures will gather.”

(Lk 17,37)

 

제1독서 요한 2서 4-9

 

복음 루카 17,26-37

 

90년대에는 종말 소동이 참으로 많이 일어났었습니다. 정말로 세상 종말이 다가온 것처럼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은 말들을 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의 밑으로 들어가서 자기 자신만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주장했던 일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지요.

그 당시 종말이 온다고 천막에 모여서 손을 흔들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텔레비전에 방송된 적이 있습니다. ‘휴거’라는 말을 쓰면서 흰옷을 입고 날개 짓을 하면 하늘에 그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새처럼 손을 흔들면서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방송사에서 그 안에 자신의 아내를 두고 있던 어떤 남편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남편은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내 아내가 나와 자식들을 두고 자기만 하늘나라로 가겠다고 몰래 나와서 저러고 있는 것이 서글픕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한 곳입니다. 즉, 하느님처럼 사랑이 가득한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자기 가족을 팽개치고 자기만 하늘나라에 가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 과연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사실 종말을 의미하는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라는 것일까요? 언제 올지 모르는 그 날이니까 힘들게 살지 말고 그냥 대충 살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스스로 종말의 시간을 정해서 흰 옷 입고서 미친 듯이 날개 짓을 하라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보다는 아무도 모르는 그 시간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사랑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종말에 대한 말씀을 하십니다. 노아 시대의 대홍수가 다시 일어나고, 롯 시대에 있었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이 이 땅에 이루어 질 것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이 말씀이 우리들에게 어떤 공포감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은 이 말씀을 두고서 사람들을 오히려 나쁜 길로 인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요? 아니라는 이유를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라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이 모여드는 자연의 이치와 같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이치에 맞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따라서 세상 종말의 날이 언제 어디에서 이루어질 것인지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 종말에 대한 준비는 흰 옷 입고 날개 짓하면서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치는 것 역시 세상 종말의 준비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는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세상 종말에 대비하는 우리들의 가장 큰 준비인 것입니다.

나는 얼마나 그 준비를 하고 있나요? 그날과 그때는 아무도 모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사랑해야 합니다. 나만의 구원이 아니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어느 중국인의 좌우명(Plus 3H, '아침 묵상' 중에서)



197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서울 한복판에 있는 대연각 호텔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1층 커피숍에서 일어난 불길이 환기구를 통해 위로 솟구쳐 21층짜리 호텔 건물은 삽시간에 화염과 독한 연기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이례적으로 화재 현장이 TV생중계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비참한 장면들을 몸서리치며 지켜보았고 지금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훗날 이 사건은 <타워링>이라는 유명한 재난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불길을 피하다 끝내 견디지 못하고 고층에서 낙엽처럼 떨어지던 사람들, 구조 헬리콥터에 매달려가다가 바람때문에 추락하는 사람들.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의 안타까운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물이 있었습니다. 11층에서 젖은 담요를 몸에 두르고 창가에서 손을 흔들던 그는 몇시간에 걸친 소방대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간신히 구조됐습니다. 대만 공사로 한국에 나와있던 중국인 여선영씨였습니다. 화기와 가스를 견디기 위해 욕조에 물을 받아 수건을 적셔가며 구조를 기다렸던 그는 그 와중에 욕조에 자신의 좌우명 네 글자를 새겨 놓고 끝까지 버텼다고 합니다.

'처변불경(處變不驚).'

어떤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위기 상황에선 웬만큼 경험이 많고 박식한 사람도 허둥지둥하게 마련입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고 하지요. 좌우명이란 평생동안 앉은 자리 오른 편에 새겨놓고 명심 또 명심하는 글귀입니다. 그런 좌우명이 아니라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생사의 기로에서 자신을 지켜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부모의 좌우명만큼 소중한 유산은 없습니다. 어린 아이는 부모의 좌우명을 내려 받고, 그 아이의 아이가 또 내려 받습니다. 그것이 바로 가훈이요, 명문가의 정신입니다.

 

 

 

Whoever seeks to preser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it will save it.
(Lk 17,33)

 


 

 

I've Los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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