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3일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As he approached Jerusalem and saw the city, he wept over it and said,
"If you, even you, had only known on this day what would bring you peace--but now it is hidden from your eyes. ..."
(Lk. 19,41.42)
제1독서 요한묵시록 5,1-10
복음 루카 19,41-44
숲속 오솔길에서 만난 너구리와 원숭이가 탐스럽게 잘 익은 산머루 한 그루를 발견했습니다. 너구리가 산머루 나무를 캐내어 자기 집에 심으려 하자, 원숭이도 제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해 시비가 벌어졌지요. 결국 원숭이가 제안을 합니다.
“우리 싸우지 말고 공평하게 반으로 잘라 나누어 갖자.”
괜찮은 제안인 것 같아서 너구리는 동의를 했지요. 그러자 약삭빠른 원숭이는 산머루 나무의 허리를 잘라 머루가 달려 있는 위쪽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반이었고 자신도 동의를 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비록 뿌리만 남아있는 아랫부분이지만 할 수 없이 이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구리는 곧바로 자신의 집 앞에 뿌리부분을 심었습니다.
이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원숭이는 첫 해에만 산머루를 혼자서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구리는 첫 해에는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었지만, 해마다 산머루를 따먹을 수가 있게 되었지요.
어쩌면 우리도 이 원숭이와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눈앞에 놓여 있는 것에만 집착을 하고, 근본적인 것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어리석은 원숭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바로 이렇게 눈앞의 일만을 바라보고 있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을 보시면서 주님께서는 슬퍼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왜 우실까요? 바로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우시는 것이 아닐까요? 당신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을 알리고자 그토록 많은 기적을 행하셨고 비유라는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쉽게 설명을 해주셨지만, 사람들은 주님을 알아 뵙지 못하지요. 구원의 열쇠를 들고 계신 분인데 오히려 예수님의 말씀에 트집을 잡고, 결국 십자가의 죽음으로 이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어떻게 슬프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마치 잘못된 길로 가는 자녀를 보면서 슬피 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눈물을 떠올리면서,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전히 눈앞에 놓여 있는 세속의 탐욕에만 집중하면서 가장 근본적인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런데 바로 이 모습이 이천년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큰소리로 외치던 사람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또다시 보시는 예수님께서는 더 큰 슬픔을 간직하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금의 나를 보시고 어떠실까요? 웃으실까요? 우실까요?
주님께 슬픔보다는 웃음을 전달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 웃기기.
공자의 후회('원정연의 여씨춘추(呂氏春秋) 인터넷' 중에서)
공자가 제자들과 채(蔡)나라로 갈 때의 이야기이다.
도중에 양식이 다하여 채소만 먹으며 일주일을 버텼다. 그들은 모두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공자도 힘이 없어 잠시 잠이 들었다.
공자가 아끼는 제자 중에 안회(顔回)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어디선가 쌀을 조금 얻어왔다. 그는 빨리 밥을 지어 선생님께 드리고 싶었다. 밥이 익어갔다. 그때 공자도 잠을 깼는데 마침 밥냄새가 코끝에 스쳤다. 공자는 웬일인가 하여 부엌을 들여다 보았다.
마침 안회는 솥뚜껑을 열고 있다가 밥을 한 움큼 꺼내어 자기 입에 넣는 중이었다. 공자는 생각했다.
‘안회는 평시에 내가 밥을 다 먹은 후에야 자기도 먹었고 내가 먹지 않은 음식이면 수저도 대지 않았는데 이것이 웬일일까? 평시의 모습이 거짓이었을까? 다시 가르쳐야 되겠구나.’
그때 안회가 밥상을 차려 공자에게 가지고 왔다. 공자가 어떻게 안회를 가르칠까 생각하다가 기지를 발휘하여 이렇게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시더구나.”
공자는, 제사 음식이야말로 깨끗해야하며 누구도 미리 손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회도 알기 때문에 그가 먼저 먹은 것을 뉘우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안회의 대답은 달랐다.
“선생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공자가 놀라서 물었다. “왜 그런가?”
“이 밥은 깨끗하지 않습니다. 제가 조금 전 뚜껑을 열었을 때 천장의 먼지가 내려앉았습니다. 선생님께 드리자니 어렵고 그렇다고 밥을 버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제가 그 부분을 덜어 내어 먹었습니다.”
공자는 이 말을 듣고 안회를 의심한 것이 부끄러웠다. 공자는 곧 제자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예전에 나는 나의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들은 알아두거라. 한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사람의 눈과 머리는 너무 믿을 것이 못된다. 그러므로 이에 따라 함부로 다른 사람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판단하는 일에 관한 한 성인 공자도 자기의 눈과 머리를 믿지 않았다.
독선과 오해는 자신의 눈과 머리를 너무 믿는 데서 생긴다.
Because you did not recognize the time of God's coming to you.
(Lk. 19.44)
It's A Beautiful Day - Sarah Brightman
빠다킹 신부님^^...
간석 4동 본당 주임 신부님으로 발령 받으심을
감축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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