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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5 조회수634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있다.>


“저 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 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루카 20,35-38)


  현대의 영성가 토마스 머튼은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지 그림자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말뜻은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자유로우신 분이시니 인간도 그분을 닮아 사랑과 자유를 우리 안에 지니고 태어났다는 말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그림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던 그 사랑과 자유를 회복한다면 그는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그 생명의 근원에서 추락하였기에 사랑과 자유가 가려져 있습니다. 가려진 장막을 거두고 하느님께서 지어주신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토마스 머튼은 인간 내부에 누구든지 그 내밀한 보물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그 보물을 함부로 훼손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인간은 초월적 체험을 통하여 그 보물을 다시 드러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체험은 기도를 통하여 이를 수 있으며 묵상기도와 관상기도가 그 길이라고 합니다.

  그는 주님과 일치가 일어나는 관상기도 단계에서 “비움(자아이탈,sortie de soi)”이 이루어지는데 그 비움마저도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것이라고 말하여 수동의 영성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인간의 원형이 되어 주심으로써 잃어버렸던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주님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체험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순명과 희생의 삶을 따름으로써 부활이 일어나게 되고 자신 안에 있는 참 자아(True Self)가 사랑과 자유에로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천사처럼 되어 더 이상 죽음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과 자유는 생명의 상징입니다. 죽음은 단단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며, 산 자만이 살처럼 부드러운 사랑과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 자유는 주님을 따를 것인지 아닌지 선택하는 자유를 뜻합니다. 그 나머지는 진정한 자유가 아닙니다. 망종일 뿐이며 새로운 굴레를 뒤집어쓰는 일 일뿐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르는 것은 그 사랑과 자유를 재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다른 존재들과 만나는 것입니다. 십자가라는 명백한 바보짓에 자신을 기꺼이 내어 놓는 것이며, 확신에 찬 즐거움으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노력이나 계획만으로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그분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선물을 받기 위해 용기와 겸손과 인내를 간직해야 합니다. 평범한 일상 안에서 매순간 주님을 따르려 준비를 하여야 합니다.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합니다. “베풂은 무엇인가 포기하는 것,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 중 가장 뿌리 깊고 널리 펴져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베풂을 퇴보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베풂이야말로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내는 최고의 표현입니다. 베푸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힘과 부유함과 능력을 체험합니다. 생명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이 체험을 통해 충만한 기쁨을 맛봅니다.

  베푸는 것이 받는 것보다 즐거운 까닭은 베풂이 상실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체험은 이렇게 자신에게 선물로 주어진 사랑과 자유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하여 이웃에게 베푸는 기쁨을 통해 얻어집니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하느님께 살아있는 자입니다. 모든 인류가 하느님께 살아있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적 거룩함이란

    무엇보다도 우리가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신비로운 계획에 동참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의무를 깨닫는데 있다.

    만일 이 깨달음이 거룩한 은총에 의해

    밝게 비춰지지 않는다면,

    관대한 노력으로 강화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인류의 현세적이고 영적인 선익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이 깨달음은 한낱 허상에 불과할 것이다.

             -토마스 머튼, 삶과 거룩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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