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열매
작성자이재복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7 조회수582 추천수4 반대(0) 신고



        
        
        
            "열 매 2" 詩 레오나르도 한길 바람이 지난 뒤에는 동그랗게 모여든 가을 잎새가 여름을 숙덕거리고 잎을 털어낸 나목 밑으로 호박넝쿨 산모의 순명처럼 비를 맞는다 모퉁이 돌아 흐르는 섬진강은 흐르는듯 서고 모인듯 흩어지며 소리지르다 잠들고 자는듯 나뉘어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지금까지 내일도 골짜기 합쳐지고 넓은 들을 지나 낮은 곳을 메우려 바쁜듯 느리고 멈춘듯 빠르게 길고 긴 몸으로 바다까지 가고 간다 아 ! 나 없어도 그렇게 왔고 나 있어도 그렇게 간다 아버지 때 부터 나에 이르기 까지 있는듯 없는듯 깔깔거리고 웃는 외손녀가 손끝으로 흘린 물방울까지 강은 겸손으로 받아 모아 이고 지고간다 나는 거기서 늘 기다리며 만나는 그분이 좋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보이는 사물을 메만지며 키를 키우고 쓰다듬어 오밀 조밀한 지혜가 자라서 키우시는 틈으로 숨어 같이 자라고 더러는 내게도 나눠주신다 그분은 늘 아늑하여 계신듯 지나시고 없는듯 일 하시며 내손을 잡으시고 산으로 강으로 가자 하신다 나 지나며 미처 보지못한 작은 존재도 잊지 않으시며 언제나 앞에 뒤에 위 아래로 때로는 너무 많아서 잊을라 치면 모두 걷어 치우시고 하얗게 덮으신다 아니 계신다고 잊어버리고 지나친듯 뒤 돌아보면 그분의 발등위에 내 발자국이 선명하다 가을비 촉촉히 내리는 오늘그분의 속삭임을 마중하러 강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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