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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때가 가까웠다 ㅣ 옮겨온 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28 조회수817 추천수7 반대(0) 신고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루카21,5-11)


 그때에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벼와 함께 자라는 ‘피’라는 이름을 가진 잡풀이 있습니다. 이 풀의 모양이 벼의 묘종(苗種)이나 벼와 비슷하여 벼와 구분하기 어렵고 번식이 아주 잘되고 논의 영양분을 다 빼앗아 먹어서 벼가 자라는데 많은 해를 끼칩니다. 그래서 피가 극성을 부리면 벼는 노랗게 영양부족이 되고, 피가 많이 자란 논을 보면 그 주인이 무척 게으르다고 흉을 봅니다. 나는 어려서 농사를 지으면서 피사리(피의 씨가 여물기 전에 작은 칼로 잘라서 수확할 때 피가 섞이지 않게 하는 일)를 해가지고 마당에 널어 말린 다음에 태워버리는 일을 많이 하였습니다. 또 ‘강아지풀’이라는 놈도 있는데 이것은 꼭 수수나 옥수수 묘종과 아주 닮아서 나중에 새끼 조와 같은 열매를 맺는데 그 터럭이 강아지 털과 같아서 자주 간질여서 장난을 치는데 많이 가지고 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것 같으나 실제로는 아주 다른 가짜를 가리켜 사이비(似而非)라고 하지요. 공자는 논어에서 사이비자(似而非者)라고 하면서 겉으로는 군자 행세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언행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말하고 “이러한 사람은 사회를 위하여 일할 줄은 모르면서 세속에는 아첨하는 사람이다.”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오늘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라고 사이비에게 속지 않기를 바라고 계시지요.
 

   그런데 사기꾼이 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랍니다. 요즘에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기꾼들이나 짝퉁에 속지 않으려면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매일 뉴스에 보도되는 것이나 신문에 나오는 기사의 대부분은 사기에 당한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나도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사기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강의할 때 진실을 가지고 강의하는가? 사람들에게 나는 효성을 다하고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라고 강의하면서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가? 성경을 보고 묵상하면서 그 안에서 가르치는 대로 살고 있으며 그 묵상이 내게 도움이 되는가? 가만히 솔직하게 토하고 고백하건데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는 살고 있지 못합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번지르르하고, 명성은 대단히 높고, 말은 잘하지만 내 삶은 전혀 내 의지와 다르게 갈피를 잡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사이비 크리스천으로 살은 것만 같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가을비에 젖고 때로는 바람에 흩날리는 은행잎들을 보면서 저렇게 떨어질 인생을 생각하면 정말 사기꾼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성전을 보면서, 그리고 많은 돈으로 성전을 잘 꾸미려는 사람들의 욕심을 접하면서 그 모든 것이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경고를 가슴 깊이 새겨듣습니다. 당신 자신이 성전이라고 말씀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들 자신이 성전이라고 또한 가르치셨는데 나는 무너지고 헐어져버릴 이 몸을 꾸미는데 온갖 마음을 다 쓰면서도 양심의 성전을 세우는 데 게으름을 피웠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 많은 표징이 먼저 일어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바로 지금 그 표징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내 마음과 몸이 서로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의 형국입니다. <얼음과 숯처럼 정 반대의 성질을 갖고 있거나 일치하지 않는 것>과 같이 반란을 일으키고 서로 맞서고, 병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에 가장 좋은 처방은 기도하는 것이라는 것도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진실로 깊이 기도하지 못하고 마음은 언제나 방황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비참해 하기도 합니다. 너무 자기 비하를 하지 말라고 수 없이 말을 듣고 살지만 주님께서도 거처하실 성전이 자유롭고 소박하며, 깨끗하고 순수하며, 아름답기를 바라실 것이기에 그래도 주님 안에 살려고 발버둥을 친답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성하는 선종하면서 “나는 행복합니다. 당신들도 행복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신대로 아주 짧은 인생, 정말 덧없는 인생, 행복하게 살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그렇게 행복하게 죽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우리는 기도하고 회개해서 주님 앞에 순수한 모습으로 밝게 웃으며 살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저희를 무너지지 않는 성전으로 당신의 품 안에서 영원히 빛나게 만드시려는 주님, 저희가 사이비 크리스천으로 살았음을 뉘우치고 반성하나이다. 이 뉘우침과 반성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진리이며 지혜와 용기의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양심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일치하고 주님과 이웃간에 일치하여 당신께서 오시는 날 당신의 품에 들게 하소서. 용서의 주님!!

 

 

생활성가/영원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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