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님이 되어도"
레오나르도
헐떡헐떡 배가 고프도록 뛰어도 닿을 수 없어
가까운듯 보면 볼수록 아득하니
언제나 하는 막막하고 막연함
잘못된 기도라도
님의 마음을
많이
아주 많이
이고 지고가기 버거울 그 만큼 훔치고 싶다
도둑이 들었어
광에서 쌀을 훔치고 있는 저 도둑님
지고 서면 힘이 부칠거고 그틈에 잡아야지
어서 어서 퍼 담아라 지고 서기 지치도록
문 틈새 눈으로 힘 모으는 목마른 주인 기다리다 기다리다 잠이들었네
아뿔싸
눈부신 해 텅빈 광 쌀 한톨 안 남았어
님 오시기 기다리다 기다리다 잠들지 말아야지
청념한 님이라도 너는 도둑놈 도둑질 했지
당장 도둑님 되나
아니 아니라고 뒷걸음 마다
듣는 마음 혹시 혹시라는 가당찮은 판단 가슴으로 밀어 넣는걸
어쩌다 떠나 잊으면 어찌 셈하랴
우리는 알지
누명은 씌운이가 벗기는걸
부드러운 사랑이 예리한 칼 되어 양심찌르면
잎새 턴 나무처럼 환하게 보이지
도둑님 되어
주시는 살 보다
주시는 피 보다
가질 수 없는
포근한 님의 사랑 훔치고 싶다
크고 깊으신 사랑에 빠지고 싶고 잠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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