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제가 한 일들을 보세요" <1>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1-30 조회수733 추천수10 반대(0) 신고

                 나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느님

주님은 기대 이상으로 훨씬 더 자비하심을 보여 주셨다

 

마더 데레사는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서 하느님을 본다고 하였다. 나는 평생에 두 번, 이 가장 가난한 이들 중 하나가 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빈 커피잔을 들고 교회 계단에 앉아 주일미사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동전을 구걸하는 거지 신세로였다. 그리고 그보다 전에 영적인 가난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미처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가장 가난한 이들' 중 한사람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베품' 을 체험한 것은 이 어두운 시절 동안이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서가 아니라 하느님, 바로 그분에게서.......

 

첫 번째 만남

 

그 일은 유럽으로 휴가 여행을 떠나 있는 중에 일어났다. 나는 오래 전부터 유럽에 가보고 싶어했다. 처음 목적지는 파리였고, 도착한 다음 날 아침 나는 곧장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했다.

 

나는 가톨릭 재단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신앙을 잃었기 때문에, 순례자가 아니라 단지 관광객으로 그곳에 갔다. 나는 한 때 믿었던 진리에 의문을 품고 있었고, 그런 나의 반항기 어린 마음에 성당은 권위적인 모습으로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반항심과 나란히 고독과 상처, 절망같은 감정들이 줄줄히 따라 나왔다. 그리하여 내가 성당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었고 이 모든 마음의 짐들을 끌고 가고 있었다.

 

성당으로 들어간 나는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과 미술작품을 돌아보느라 넋을 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미사가 진행 중인 어느 소 성당에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때 밀떡을 축성하는 종이 울리고 하느님께서는 내 가슴과 내 마음을 열어 주셨다. 기쁜 깨달음이 내 안에서 솟아 나왔다.

 

 "바로 이것이다! 이게 답이다! 이게 바로 내가 찾고 있던 것이다!"

 

나는 깨달음에 압도 되어서 다른 신자들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고 고해하고 싶은 열망을 느끼면서 얼마 동안을 더 성당에 머물렀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제를 찾지 못하게 되자, 뒤편에서 모금을 하고 있던 수녀님에게 헌금함으로써 나는 내 참회하는 마음을 표시했다. 그것은 그 날 저녁을 사먹을 돈이었지만 하느님께서 방금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가슴속으로 노래를 부르며 노트르담 성당을 떠났다. 나는 선택을 했고 내가 갈 길은 분명했다. 어렸을 때 그렇게나 좋아했던 교회로 돌아갈 것이었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삶이었다. 뉴욕의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즉시 고해성사를 받으러 갔다.

 

그 때는 오직 하느님만이 내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알고 계셨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당신에게로 이끌어 주심으로써 그 언제보다도 더 하는님을 필요로 하게 될 시련에 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어둠속으로

 

내가 정신 착란을 일으킨 것은 그로부터 일 년 후, 겨우 스물세 살일 때였다. 나는 혼자서 살고 있었고 제법 큰 신문사의 리포터로 일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두 사람 몫의 일을 해야했고, 그 중압감 때문에 직장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쓰러지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문제는 과로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었다. 모든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것이다. 부모님 집에서 한 번 더 쓰러지고 나자, 나는 그 지역의 정신 병동으로 데려가졌다. 

 

거기에서 내린 진단은 편집성의 정신 분열증이었다. 그것은 무서운 생각이 들거나 실제로 있지 않은 것들을 보고 듣는 망상을 일으키는 뇌 질환이다. 마치 지옥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 이어지는 몇 년 동안 몇 번이나 정신 병원을 들락거렸는지 셀 수조차 없었다.

 

나의 병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다. 병에 걸린지 오 년쯤 후에 나는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놀라고 걱정에 쌓인 부모님과 형제들은  내가 어디로 갔는지, 심지어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사설 탐정을 고용하고 경찰까지 동원 되었다. 그러나 나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병을 앓는 오 년 내내 비행기표 값을 모으면서 살았다. 그리고는 대륙을 가로질러 로스엔젤레스까지 날아간 것이다. 그 곳에서 거기가 어디인지 심지어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거리를 방황했다. 나는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며 계단에 앉아 구걸하고 사제관이나 수녀원에서 음식을 얻어 먹으며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역시 나를 그 교회들 안으로 이끄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나는 내 이름이나 내가 정신병에 걸렸다는 것조차 몰랐지만 어쩐 일인지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나와 함께 계시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나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이야기하면서 성체 앞에 몇 시간이고 앉아 있었다. 내가 얼마나 그분을 사랑하며 지난 잘못에 대해 얼마나 뉘우치는지 나는 하느님께 말했다.

 

 "제가 한 일들을 보세요. 그런데도 당신은 여전히 저와 함께 계시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내 가슴은 사랑으로 찢어지는 듯 했다.

 

정말 이상하게도 그 기간 동안 하느님께 내게 필요한 것을 주십사고 청한 기억이 없다. 그래도 웬일이지 내가 거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분은 자상하게 나를 돌보시는 나의 친구요, 나의 동반자였다. 내가 어디를 가든 그분은 나와 함께였다.

 

* 이 글을 쓴 매리 앤 존스톤은 현재 뉴욕시에 살고 있다.

 

 

                                    <말씀지기의 내안의 말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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