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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으로, 성령으로 깨어 바라보기.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3 조회수585 추천수5 반대(0) 신고

 

 

<마음으로, 성령의 눈으로 깨어 바라보기>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루카 21,26-28. 34-36)


  루카저자가 사용한 단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심리적인 표현이 두드러집니다. ‘두려운 예감’, ‘까무러치다’, ‘일상의 근심’, ‘마음이 물러지다.’, ‘덫’,  ‘깨어 기도하라’등등이 그렇습니다.


 인간의 병에는 육체적인 병 못지않게 마음에서 발생하는 질병도 아주 많다고 합니다. 환자는 불편과 통증을 호소하는데 막상 검사를 해보면 육체적으로는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정신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어서 그런 고통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근년에는 ‘정신신체의학’이라는 분야가 연구되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라든지,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연천군 총기 난사사건, 개인이 겪은 암과 같은 질병과 큰 수술, 사고 등등 심각한 사고 경험 후에 불안, 불면, 공포, 환청, 피로, 무력감,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 끔찍한 사건들이 과도한 각성과 긴장을 마음에 입력시켜 고정될 뿐 그것을 해소해 주는 다른 처리 과정을 거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여러 가지 부정적 방법을 시도하곤 합니다. 대개 그 기억을 잊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심하면 술이나 금지약물, 정신적 퇴행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 경우 의사들은 아예 ‘외상성증후군(PTSD)’이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그 치료법은 그 고통의 원인이 사고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하고, 그 사건이 주는 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긍정적 마음을 갖으며, 의사는 그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투여한다고 합니다.

  향심기도에서는 관상기도를 통해 주님의 현존에 머무르는 체험을 하게되고, 그 체험을 통해 과거에 억압되고 고정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의사였을 것이라 추정되는 루카저자도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치는 일’을 말합니다. 공포로 인해 마음이 닫히게 되고, 자기로부터 도망하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두 가지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게 됩니다. ‘고정 또는 폐쇄’, ‘도망 또는 물러남’이 그것입니다. 이를 두고 루카저자는 ‘마음이 물러지다’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루카저자는 ‘깨어 기도하라’는 것으로 처방하는 것입니다. 그럴수록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주님을 향해 나아가라는 말입니다. 다가올 속량을 기뻐하라고 요청합니다.

  

  사람들은 일상에서도 깨어 있지 못하고 이런 ‘마음이 물러지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입니다. 작게는 편견이라든지, 고집, 창의성 결핍 등이며 크게는 술 중독, 마약중독, 도박벽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깨어 있지 못해서 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덫에 걸려 허덕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저학년 때는 학업실력이 월등하다가도 대학교에 가서는 외국 학생들보다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걱정합니다. 그 원인을 단순 암기식 공부로 두뇌를 고정시켜 버릇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교과서만 달달 외우는 것으로 성적을 내다보니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아 분석하고 상상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깨어 있지 못한 것의 일면입니다.

  운동을 예를 들면 레슨코치들이 가장 가르치기 힘들어 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줍지 않게 책을 통해 혼자 배워, 들은풍월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자세교정, 그립방법을 바꾼다든지 하는 등등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많은  교우들도 기적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이 묵주기도, 15기도를 통해 어떤 효과를 보았다는 말을 들어도 곧이듣지 않습니다. 사실 기적은 믿음의 눈으로 해석하는 것인데, 어떤 신비하고 굉장한 사건 만을 따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도 기적이고, 주님을 따르고 믿게 되었다는 것도 기적인데도 말입니다.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믿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어느 사제는 강론하십니다. 평소에 기도를 통해 주님과 일치하는 체험을 하고, 그 기도 체험이 실생활에서도 적용되게 준비하는 것이 깨어 기도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기도 따로 실생활 따로 인 것은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종말체험이 우리 세대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매순간이 종말인 것처럼 깨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 주님의 가르침이라는 설명이십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뵐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깨어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명상가들이 ‘현재를 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말은 자기 한 가지 생각에 고착되지 말고 여러 관점을 고려해 보라는 말입니다. 내 생각만이 아니라 그분의 생각, 이웃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을 깨닫고 살라는 말입니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원효대사나,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도 비슷한 예입니다. 성령을 모시고 그 눈으로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깨어 있는 자는 고착되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습니다. 덫에 걸려 발버둥치거나 죽어가지 않습니다. 그는 언제나 자유로이 용감하게 주님께 나아가려는 준비가 되어 있는 자입니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 기뻐하는 자입니다.


  

 
09. Variations On The Kanon By Pachel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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