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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뒷 모습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3 조회수742 추천수8 반대(0) 신고

                     

 

 

                                   아름다운 뒷 모습


지금까지 2년 동안 매주 목요일 아침미사는

가까운 본당의 보좌신부님이 직접 오셔서 미사를 집전해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서울대교구 사제 인사이동으로

신부님께서는 다른 소임을 받으시고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수녀원에서의 마지막 송별미사를 봉헌하게 되었지요.

함께 아침식사 후,

신부님과의 추억을 촌극으로 엮어 보여드리기도 하고 노래도 함께 부르면서

그동안 신부님께 가져왔던 감사와 아쉬움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든 자리는 잘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안다고 했던가요?

어느 순간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달,

저희 수녀원의 대대적인 행사관계로 광주에 있는 본원에 내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수녀원에는 부득이한 사정 때문에 남은 딱 세 명의 수녀들만 있었습니다.

행사기간 중 목요일이 걸쳐져 있어서 미사 전날, 수녀들은 신부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집에 남은 사람이 세 명밖에 안되니, 그냥 저희들이 본당으로 미사를 가겠노라고…

그러나 신부님은

“괜찮아요. 내일 갈게요. 뭐.” 하시면서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수녀원에서 3명의 수녀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가신 것입니다.

그동안 목요일 새벽마다 오신 것이 감사해 모처럼 쉬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세 명이 움직이기 보다는 당신 한 몸 움직이시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싶으신 거죠.

신부님은 쑥스럽다는 듯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며

다른 얘기로 슬쩍 넘어가셨지만,

저희 공동체는 아주 소중한 감동으로 와 닿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별이 아름답다는 말씀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어쩌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나의 자리에는

어떤 것들이 남게 될지 혹 생각해 본적이 있으신지요!


내 아름다운 뒷모습을 하느님께 청할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 행복지기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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