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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씨앗을 나누어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4 조회수654 추천수7 반대(0) 신고

 

 

<복음의 씨앗을 나누어야>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마르 16,15-20)


  마르코 복음에서 부록 부분인 이 구절은 다른 복음서를 읽은 후대 독자가 첨가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아마도 사도행전 28장 1-10절에 나오는 바오로의 행적을 생각하며 이 대목을 썼을 것입니다. 바오로는 로마 수인 여행 중에 배가 풍랑에 난파하게 되어 몰타 섬에 도착합니다. 거기 몰타 섬에서 바오로는 뱀에 물려도 죽지 않았고, 병자에게 안수하여 열병과 이질을 고쳐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온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충실히 수행한 바오로를 본받으라는 의미입니다. 바오로가 겪은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복음 선포는 온 세상에 뿌려 졌습니다. 그에게 주님께서 함께 일하신다는 표징이 주어졌듯이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말씀의 씨앗을 세상에 뿌리기 위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빠의 뜻에 충실히 따르셨습니다. 지금 우리로 봐서는 언뜻 아쉬운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만약 그때 이랬으면 아니 저랬으면 하고 생각해 보는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깊으신 뜻을 짐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기도하고 깨어  기다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NGO 구호기구인 월드비전 센터에서 일하는 한비야 자매가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녀는 세계일주 여행을 한 뒤, 자신이 진정해야 될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전쟁이나 기아선상에서 고난을 겪는 나라에 찾아가 구호 활동을 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중에 남부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가뭄으로 고통 받는 농부들의 참상을 목격합니다. 몇 년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아사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도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는 물론 독이 든 야생콩까지 먹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찾아가게 됩니다. 거기서 알게 된 사실은 뜻밖에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남부 아프리카 농부의 얼굴은 몹시 절박했다. 그 얼굴에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이들이 바라는 건 공짜 식량이나 두 손 놓고 앉아 날 돌봐달라는 동정심이 아니다. 이들 역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는 일이란 물탱크로 물을 날라다 주는 게 아니라 열심히 펌프질하는 사람에게 종잣물 한 바가지를 가져다주는 일이다. 남부아프리카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당장 필요한 ‘종잣물’은 다름 아닌 한 줌의 씨앗이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찰스에게 믿지 못할 이야기를 들었다. ‘이 사람들에게 씨앗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에요.’ 이야기인즉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 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 이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그 사람들을 살게 하는 힘이 되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렇게도 말씀의 씨앗을 온 세상에 뿌리라고 간구하신 까닭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아무 수고 없이 배불리 먹고 마시는 것보다는 부족한 가운데 자기들의 힘으로 농사짓고 수확하며 사는 행복을 얻는 것이 진정한 기쁨이라는 것입니다. 씨 뿌려 가꾸는 수고를 기쁨으로, 행복으로 삼아 모든 사람들이 일하게 만들고 그 결과 소출된 음식을 서로 나누게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땅에 뿌릴 씨앗을 마련해주는 일이 음식을 나누는 일만큼이나 필요하고  또 선행하여야 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번 먹을 식량을 대주는 것보다 농사지을 땅과 물과 씨앗을 지원해 주는 일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심어진 씨앗에서 싹틔우는 몫은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알아서 해주신다는 믿음이 있어야하겠습니다.


  복음은 영혼이 열매를 맺게 만드는 씨앗입니다. 하느님나라가 들어왔다는 소식은 하느님께서 그저 구경꾼이 아니라, 직접 세상에 관여하시는 분이시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 다스리신다면 우리는 정말 자유롭고, 지어주신 모상 그대로 내게 꼭 맞는 모습을 갖게 될 것입니다.


  모두 땀 흘려 일하고 기쁨을 나누는 일은 온 백성이 복음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이 세상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그 전에 우리가 할 일은 복음의 씨앗을 골고루 나누어 뿌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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